
[한스경제 양지원] 말 많고 탈 많았던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영화 팬들을 만난다. 여러 논란에 휘말렸던 만큼 관객의 기대에 부흥하는 영화제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김동호 BIFF 이사장, 강수연 BIFF 집행위원장, 신수원 감독, 문근영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행사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부산영화제를 끝으로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이사장은 사퇴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 8월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전 직원은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소통 단절과 독단적 행보, 김동호 이사장을 비판하며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 복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시작한 날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를 안고 있다. 김동호 이사장을 모시고 나서 정관 개정한 것도 그렇고 점차 해결해가는 과정에 있다”며 이렇게 영화제에 대한 불신을 주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겠다. 어떤 이유에서든 영화제는 개최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은 또 영화제의 보이콧 문제에 대해 “PGK(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는 보이콧을 철회하기로 했다. 영화산업노조, 촬영감독조합, 감독조합 등은 보이콧을 유지하기로 했다. 여성영화인협회는 유보 상태다”라며 ”모든 사람의 마음이 영화제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한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잘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호 이사장은 이번 영화제에 대해 “아시아 독립영화들의 새로운 네트워크 구축이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난 5월 김지석 부 위원장의 갑작스런 타계 등 영화제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최선을 다해주신 자원봉사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문근영은 급성구획증후군 수술 후 첫 공식석상에 섰다. BIFF 개막작 ‘유리정원’ 주인공 자격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문근영은 “부산영화제에 몇 번 참석한 적은 있지만 한 번도 내 작품으로 참석한 적은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영화에 대해서는 “기존에 내가 접해 볼 수 없는 캐릭터라 더 매력적이었다”며 “감독님이 캐릭터를 예뻐해주고 사랑해 주셔서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신수원 감독은 “문근영의 눈을 보고 반했다”며 “짐승같은 눈빛도 표현할 줄 아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올해 BIFF는 10월 12일부터 21일까지 영화의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등 5개 극장 32개 스크린에서 진행된다.
BIFF는 초청작 75개국 298편 가운데 세계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 부분에 장편 76편, 단편 24편 등 100편이, 자국을 제외한 해외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에는 장편 25편, 단편 5편 등 29편이 선보인다.

개막작은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이다. 홀로 숲 속의 유리정원에서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를 훔쳐보며 초록의 피가 흐르는 여인에 대한 소설을 쓰는 무명 작가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상에 밝혀지게 되는 충격적인 비밀을 다룬다.
폐막작은 대만 실비아 창 감독이 주연과 연출을 맡은 '상애상친'(Love Education)이다. 세 여성의 삶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개막작과 폐막작의 감독이 모두 여성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제 사상 처음이라 눈길을 끈다.
올해는 지난 5월 칸 영화제 출장 중 고인이 된 고(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를 기리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고인이 생전에 추진했던 아시아 독립영화인들의 네트워크와 교류의 장인 '플랫폼 부산'이 열린다. 아시아영화의 주요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에는 ‘지석상’이 신설됐다.
한국영화 회고전에는 신성일이 선정돼 '맨발의 청춘'(1964), '떠날 때는 말 없이'(1964) 등 그가 출연한 대표 작품 8편을 상영한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