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부활, 샤오미·트렌션 강세…아이폰16 혁신 보여줄까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 출시한 최초 인공지능(AI)폰 '갤럭시S24'의 흥행덕이다.
15일(현지시각)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6010만대 출하량에 20.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상반기 주도권을 잡았다. 반면 애플은 최다 해외시장인 중국에서 부진하며 4010만대 출하, 17.3% 점유율로 2위로 내려섰다.
애플이 다시 일어서려면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6에서 혁신이 절실하다. 스러지는 애플의 뒤를 샤오미(4080만대·14.1%) 트랜션(2850만대·9.9%) 오포(2520만대·8.7%) 등 중국 제조사들이 쫓고 있다. 지난해 애플은 중국 정부가 공공기간 내 외국산 스마트폰 사용 금지를 조치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은 애플 수익의 19%를 차지하는 시장인데, 올해 첫 6주 동안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24%나 감소했다. 중국 내 입지 약화는 애플에 타격이 크다. 게다가 애플은 미국 정부의 반독점 소송, EU(유럽연합)의 디지털시장법(DMA) 규정 위반 정식조사 착수에 이어 다른 빅테크들과의 갈등까지 마주해 있다.
중국 업체들은 애플의 후퇴만큼 성장 중이다. 올초 6주간 중국내 아이폰 판매량이 감소할 동안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64% 늘었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샤오미는 스마트폰 출하량을 33.8%, 트랜션은 무려 84.9% 늘리며 삼성·애플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중저가 모델 판매량이 높은 동남아·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은 벌써 중국 업체가 장악했다.
IDC는 삼성·애플이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중국에서 화웨이의 부활과 샤오미·트랜션·오포·원플러스·비보의 성장을 눈여겨볼 요소로 봤다. 나빌라 포팔 IDC 리서치디렉터는 "상위 5개 기업간 판도변화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지난 2년간 큰 폭의 하락세였던 샤오미가 강한 회복세로 돌아섰고 트랜션은 국제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삼성·애플은 1분기에 마이너스성장을 했지만, 삼성은 최근 몇 개 분기보다 더욱 견고한 위치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이번 삼성전자와 애플의 1분기 격차는 3.5%포인트로 작년 1분기 1.8%포인트보다 거의 두 배 벌어졌다. 업계는 애플이 9월 공개하는 아이폰16에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할 것으로 보고있다. 아이폰16가 보여줄 AI 혁신 정도에 따라 내년 1분기 스마트폰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 맥루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6월 10일 연례개발자회의(WWDC24)에서 온디바이스 AI 중심의 iOS18 업데이트 계획을 발표하고, 다양한 AI 기반 앱을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는 'AI 앱스토어'를 공개할 전망이다. AI를 중심으로 한 iOS18 업데이트는 아이폰 출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OS(운영체제) 업데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애플은 아직 자체 생성형 AI 기술이 없다. 현재 애플은 구글 제미나이, 오픈 AI의 챗GPT 등을 아이폰에 담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타사의 생성형 AI가 아이폰에 담긴다면, 아이폰16은 삼성전자의 S24처럼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형태가 될 수 있다. 기기자체에 AI가 탑재된 온디바이스 AI는 외부 클라우드를 활용할 때 보다 빠르고 안전하지만, 고용량의 데이터를 감당할 수 없어 생성형AI를 활용하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AI폰' 청사진이 드러나면서 삼성과의 경쟁 시기도 가닥이 잡혔다. 애플이 9월 공개하는 아이폰16에 AI가 탑재된다면, 삼성전자가 내년 1월 공개하는 갤럭시S25와 겨루게 된다.
삼성의 경우 연내 갤럭시Z폴드·Z플립6을 출시하며 폴더블 플랫폼에 특화된 AI기능을 선보인다. 내년 1월은 갤럭시 S25의 출시도 예정돼있다. 그간 삼성은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의 추격을 받으며 중간에 낀 입장이었다.
삼성전자는 어렵게 만든 'AI=삼성' 공식을 내주지 않을 기세다. 주요 외신은 삼성이 갤럭시 S25의 카메라나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사양에 큰 변화를 주는 대신 갤럭시 AI의 신기능을 선보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삼성은 올해 1억대의 갤럭시 모바일 기기에 ‘갤럭시 AI’를 탑재해 AI 폰 시대를 선도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5월 초부터는 2021년 이후 출시한 모든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에 AI 기능을 지원한다.
애플과 삼성이 새로 선보일 AP도 이전과 다른 수준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갤럭시 S25는 이번 S24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퀼컴 스냅드래곤과 삼성 엑시노트를 혼용할 것으로 보인다. 퀼컴 스냅드래곤은 생성형 AI 구동에 최적화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6에는 A18·A18프로가 탑재된다. A18은 내년 1월 공개되는 스냅드래곤8 4세대와 경쟁해야 하는 만큼 강력한 AI 성능을 자랑할 전망이다.
중국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가 적용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P70′ 시리즈를 선보이며 스마트폰 지형을 흔든다.
박정현 기자 awldp219@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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