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정현 기자] 탈중국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애플의 팀 쿡 CEO(최고경영자)가 베트남을 찾았다. 쿡 CEO는 베트남 공급망 투자를 확대할 것을 밝혔고, 이에 베트남 총리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베트남을 방문한 쿡 CEO와 만나 "애플 지원을 전담할 정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베트남에서 사업하기 좋은 조건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찐 총리는 미 행정부가 베트남의 시장경제를 인식하고 첨단기술 수출 제한 대상 국가에서 제외하도록 애플이 목소리를 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애플이 베트남의 정보기술(IT)·전자·반도체·인공지능(AI) 등 분야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반도체 기술자 5만명 육성을 위해 고급 기술 훈련을 지원해줄 것도 당부했다. 

베트남은 현재 스마트폰과 전자제품의 주요 수출국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나라다. 효과적인 현지 운영을 위해 애플에 우호적인 조건을 조성하겠다며 연신 러브콜을 보내왔다.

쿡 CEO는 “애플의 베트남 공급망을 강화하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액수나 사용처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쿡 CEO는 애플은 2019년 이후 베트남 공급망에 약 400조동(22조원)을 썼다며 이 기간 베트남에 대한 연간 지출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애플은 거세지는 미중 갈등 속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생산거점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도와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애플은 베트남에서 2개 법인, 70개 협력사와 40개 유통사, 매장 5000여곳을 두고 있다. 지난해 5월 온라인 애플스토어를 열었고, 8월에는 자체 결제 시스템 애플페이를 출시했다. 애플은 베트남 지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음성 비서 '시리' 베트남어 서비스도 개발할 계획이다.

박정현 기자 awldp219@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