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2경기 무패 행진… 경기당 0.33 실점
김포의 수비 비결은 '조직적인 압박'
김대길 해설위원 "외국인 선수 포함한 전방위 압박으로 후방 수비 안정화"
프로 2년 차 구단 김포FC가 K리그2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 2년 차 구단 김포FC가 K리그2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프로 2년 차 구단 김포FC가 K리그2(2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돌풍의 원동력으론 끊임없는 압박을 통한 짠물 수비가 꼽힌다.

2013년 김포시민축구단이라는 이름으로 창단한 김포는 지난 시즌 처음으로 프로 무대에 합류했다. 프로 첫 시즌에 선전했다. 10승 11무 19패 승점 41을 쌓았다. 11개 팀 중 8위로 시즌을 마쳤다. 다만 세부 기록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시즌 김포는 리그 40경기에서 39득점 65실점을 마크했다. 경기당 한 골을 터뜨리는 데도 실패했다. 0.98골을 넣는 데 그쳤다. 수비에서는 경기당 1.63실점을 기록했다. 김포의 창끝은 무뎠고, 방패는 허술했다.

하지만 올 시즌 확 달라졌다. 김포는 리그 12경기에서 7승 5무 승점 26을 기록 중이다. 12경기 무패 행진은 K리그2 역대 3번째에 해당한다. 아울러 김포는 12경기에서 16득점 4실점을 마크하고 있다. 경기당 1.3골을 넣었고, 0.33골만을 내줬다. 지난 시즌에 비해 창과 방패 모두 한층 더 강해졌다.

고정운 김포 감독의 압박 축구가 K리그2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고정운 김포 감독의 압박 축구가 K리그2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수비 기록이다. 김포는 올 시즌 리그 12경기 중 9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또한 최근 4경기 연속 실점이 없다. 멀티 실점 경기는 지난달 16일 열린 안산 그리너스전(3-2 승)이 유일하다. 이 경기를 제외하면 김포는 11경기에서 단 2실점만 내줬다.

12라운드 기준 김포의 4실점은 K리그2 통산 역대 최저다. 2016시즌 부천FC, 2017시즌 경남FC, 2019시즌 광주FC, 2020시즌과 2021시즌 전남 드래곤즈의 7실점이 기존 12라운드 최저 실점 기록이었다. 김포의 기록은 프로축구 원년인 1983년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역대 공동 2위(2008시즌 수원 삼성)가 된다. 1993시즌 일화 천마(현 성남FC)의 2실점이 1위다.

세부적인 수치에서도 김포의 견고한 수비력이 드러난다. 김포는 수비 관련 각종 수치에서 K리그2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경기당 평균 공중 경합 1위(8.5개), 지상 경합 1위(8.5개), 인터셉트(가로채기) 1위(39.33개), 차단 2위(21.58개), 클리어링 4위(49.75개)다.

올 시즌 김포에 합류한 공격수 루이스 미나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 시즌 김포에 합류한 공격수 루이스 미나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포 수비의 비결은 ‘조직적인 압박’이다. 백3를 사용하는 고정운(57) 김포 감독은 모든 선수에게 끊임없이 압박을 지시한다. 지난 시즌에도 고정운 감독의 전술을 이행한 김이석(25), 최재훈(28), 김태한(27) 등이 팀 압박의 중심을 잡고 있고, 새롭게 김포의 유니폼을 입은 김민호(26), 서재민(26), 조성권(22) 등도 빠르게 팀의 압박 전술에 녹아들었다.

김대길(57) KBS N 스포츠 축구 해설위원도 ‘고정운 감독식 압박 축구’에 주목했다. 그는 17일 본지와 통화에서 “고정운 감독은 김포의 공격 축구 색깔을 살리기 위해 수비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공격 중심의 축구를 해도 결정타를 날리지 못하고 역습 한 방에 무너지면 아무 의미가 없다. 결국 공격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뒷문이 탄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라며 “K리그2에서는 감독의 역량이 상당히 중요하다. K리그2 대부분 팀들은 예산이 넉넉지 않다. 적은 예산으로 선수단을 구성해야 한다. 고정운 감독은 비시즌에 자신의 전술 철학에 알맞은 선수들을 잘 영입해 팀을 꾸렸다. 또한 그 선수들이 빠르게 팀에 적응했다. 두 가지가 좋은 시너지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 시즌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선수 루이스 미나(30·콜롬비아)와 주닝요 로차(26·브라질), 파블로 곤잘레스(27·우루과이)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전방에서부터 끊임없이 상대방을 압박한다. 최전방 수비수의 임무를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그중 루이스는 역습 한 방을 득점으로 이어줄 수 있는 결정력을 갖췄다. 12경기에서 7골(2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2 득점 1위에 올라있다.

김포는 강한 압박을 앞세워 리그 최저 실점을 기록 중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포는 강한 압박을 앞세워 리그 최저 실점을 기록 중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대길 위원은 김포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 “외국인 선수 3명이 고정운 감독의 압박 축구 철학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활동량도 많고 끊임없이 상대에게 압박을 가한다. 김포의 외국인 선수 3명은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반칙이 많다. 그만큼 거칠게 전방에서 수비를 해주면서 팀의 후방 수비를 안정시키고 있다”며 “김포는 팀 밸런스가 매우 좋다. 탄탄한 수비력과 함께 결정타를 날릴 수 있는 루이스의 존재감도 위협적이다. 이제 K리그2 구단들은 김포를 만나면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물론 김포의 갈 길은 멀다. 앞으로 27경기를 남겨뒀기 때문이다. 김대길 위원은 “김포는 결과뿐만 아니라 최근 경기 내용도 좋다. 당분간 쉽게 안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이 완전히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뛰고 있다”며 “다만 팀 스쿼드가 얇다. 부상 이탈자가 생기면 골치가 아파진다. 또한 김포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많이 되는 전술을 쓰고 있다. 압박 축구 스타일상 여름에 가장 큰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선수들이 지치게 되면 압박이 줄어들게 될 것이고, 부상 위험도도 높아진다. 이 고비만 잘 넘긴다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K리그1(1부) 승격이라는 결과를 이뤄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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