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올해 창단 50주년을 맞은 포항 스틸러스가 전북 현대를 꺾고 10년 만에 다시 대한축구협회(FA)컵 왕좌에 앉았다.

포항은 4일 오후 2시 15분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과 2023 하나원큐 FA컵 결승전에서 4-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포항은 통산 5번째(1996·2008·2012·2013·2023년) FA컵 우승을 거머쥐게 됐다. 전북, 수원 삼성과 FA컵 최다 우승 부문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포항은 2013년 전북을 상대로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당시에 승부차기 접전 끝에 4-3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포항은 전북을 꺾고 다시 한번 우승의 기쁨을 재연해 냈다.

포항은 이번 우승으로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도 거머쥐었다. 2024-2025시즌부터 기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의 상위에 ACLE가 신설되고, 한국에 3장의 ACLE 출전권이 배분됐다. 포항은 FA컵 우승으로 ACLE 티켓을 조기에 확보하면서 남은 K리그1(1부) 3경기에서 순위 경쟁의 부담을 덜었다.

김기동(51)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제카(26·브라질)가 섰고 김승대(32), 고영준(22), 김인성(34)이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한찬희(26)와 김종우(30)는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박승욱(26), 알렉스 그랜트(29·호주), 하창래(29), 신광훈(36)은 백 4를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황인재(29)가 꼈다.

포항은 전반 2분 만에 득점 기회를 일궈냈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상대의 패스 실수를 유도 해냈다. 이후 왼쪽 측면에서 김승대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줬고 고영준이 헤더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포항은 전북의 거센 공세에 고전했다. 전반 10분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만났다. 송민규(24)에게 내준 슈팅이 굴절되며 한교원(33)에게 이어졌다. 한교원에게 오른발 슈팅을 허용했으나 황인재 골키퍼가 선방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포항의 위기는 계속됐다. 전반 13분 위협적인 위치에서 프리킥을 내줬다. 키커로 나선 백승호(26)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노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황인재 골키퍼가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냈다.

결국 포항은 전반 17분 선제골을 헌납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송민규에게 오른발 슈팅을 허용했다. 황인재 골키퍼가 막아냈다. 그러나 이후 재차 송민규가 시도한 왼발 슈팅에 그대로 골망이 뚫리며 0-1이 됐다.

선제 실점 이후 포항은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전반 35분 동점골 기회를 잡았다. 코너킥 장면에서 그랜트가 헤더 슈팅을 시도했다. 김정훈(22) 골키퍼에게 가로막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린 포항은 전반 44분 동점골을 일궈냈다.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이 공이 굴절되며 한찬희에게 향했다. 한찬희가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밀어 넣으며 동점골을 만들어 냈다.

1-1로 맞이한 후반 5분 포항이 페널티킥을 헌납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신광훈이 정우재(31)를 넘어뜨리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구스타보(29·브라질)에게 실점하며 1-2가 됐다.

포항은 동점골을 위해 계속해서 전북의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27분 페널티 박스 밖에서 박승욱의 과감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이 나왔다. 하지만 김정훈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29분 포항이 기다리던 동점골이 터졌다. 박스 안 경합 장면 이후 제카에게 공이 흘렀고 왼발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흐름을 거머쥔 포항의 전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후반 32분 역전골까지 쏟아냈다. 김종우가 환상적인 턴 이후 왼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노렸다. 그대로 전북의 골망에 꽂히여 이 경기에서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후반 추가 시간 포항이 승부의 쐐기를 지었다. 교체 투입된 홍윤상(21)이 후반 46분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북을 완벽하게 침몰시키며 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