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만 규모 7.2 강진 발생
주요 반도체 공장 대만에 밀집해 있어...업계 촉각
대만중앙통신이 촬영한 사진에 3일(현지시간) 대만 화롄에 있는 건물이 지진으로 파손되고 기울어져 있다 / 연합뉴스
대만중앙통신이 촬영한 사진에 3일(현지시간) 대만 화롄에 있는 건물이 지진으로 파손되고 기울어져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 등 반도체 공장이 다수 있는 대만에서 3일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다. 대만의 반도체 공장 대부분이 진앙의 반대편에 위치한터라 당장의 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대만이 글로벌 첨단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이기 때문에 업계는 이후 여파에 대해 예의주시 하고 있다.

TSMC는 이날 강진 발생 직후 생산라인 직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주난 지역 일부 공장의 가동이 6시간 중단된 것으로, 2분기 실적에 6000만달러(약 810억원) 가량 영향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근로자들은 생산라인으로 복귀한 상태다. TSMC는 "소수 시설이 손상되어 공장 운영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등 핵심 시설에는 손상이 없다"고 밝혔다.

대만 내 파운드리 2위 업체인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와 애플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 등도 제조 공정을 일시 중단했다. UMC와 폭스콘 또한 지진의 잠재적 영향을 평가하고 있지만 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국 남부 지역에서도 지진이 감지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팹(공장)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관련 기기에 들어가는 최고 사양 반도체의 80∼90%는 대만 업체에서 나온다.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절대적인 의존을 받고있다. 주요 기업들의 대만 반도체 의존율이 워낙 높다 보니 공장 가동이 단 몇 시간만 중단돼도 생산량 감소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TSMC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는 엔비디아는 "제조 파트너들과 상의한 결과 대만 지진이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로선 이번 지진으로 반도체 등 부품 공급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해 혹시 여파가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대만의 지정학적 취약점도 다시 불거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정밀한 반도체 공정의 특성상 단 한번의 진동으로도 전체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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