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조별리그 1차전 프랑스와 경기에서 2-1 승리
스코어 제외한 대부분 기록 밀려… 그러나 실리 축구 묘미 보여준 한판
선수비 후역습 전략 기조로 유연한 전형 변화 인상적
김은중호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실리 축구’로 세계적인 강호 프랑스를 꺾었다. /KFA 제공
김은중호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실리 축구’로 세계적인 강호 프랑스를 꺾었다. /KFA 제공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김은중호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실리 축구’로 세계적인 강호 프랑스를 꺾었다.

김은중(44)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 시각)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아르헨티나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프랑스와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한국이 U-20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 대회에서 2-4, 2011년 대회에서 1-3으로 패한 바 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같은 조의 감비아-온두라스의 경기 결과(2-1 감비아 승)에 따라 F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 2위 팀과 조 3위 중 상위 4팀이 16강에 오른다. 프랑스를 상대로 값진 승점 3을 확보한 한국은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김은중호는 프랑스에 2-1로 이겼다. /KFA 제공
김은중호는 프랑스에 2-1로 이겼다. /KFA 제공

한국은 사실 스코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록에서 밀렸다. 특히 볼 점유율(30%-57%·경합 13%)과 패스 횟수(327-654), 슈팅 횟수(9-23)에서 크게 뒤졌다. 코너킥 횟수에서도 1-11로 큰 차이를 보였다. 유효 슈팅 횟수에서 그나마 5-6으로 대등했다.

경기 내내 분위기도 내줬다. 다만 마지막에 웃은 팀은 한국이었다. 김은중호는 이날 경기에서 ‘축구에서 높은 점유율과 많은 슈팅이 반드시 승리로 이어지지만은 않는다’는 걸 증명해냈다. 김은중호에 프랑스라는 대어를 낚는 데 필요한 건 단순 수치가 아니었다. 조직력과 극한의 실리 축구가 결국 승리 비결이 됐다.

김은중호가 프랑스전에서 보여준 조직력은 인상적이었다. 공격에서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빠른 역습을 시도했다. 수비 상황에서는 지역방어를 활용해 끈끈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될 때는 전방에서부터 시작하는 강한 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상대의 패스 미스를 유발해 높은 위치에서 발생하는 역습 기회를 노렸다. 역습의 정석과 같은 첫 번째 골과 세트피스에서 터진 두 번째 골 역시 탄탄한 조직력의 결과물이었다.

김은중호가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강호 프랑스를 꺾었다. /KFA 제공
김은중호가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강호 프랑스를 꺾었다. /KFA 제공

특히 김은중 감독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기조로 한 실리 축구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줬다.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역습 두 방으로 2차례 골망을 갈랐다. 실리 축구의 밑바탕에는 유연한 전형 변화가 있다. 한국은 4-4-2 전형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전 초반 상대의 공세가 심해지자 4-4-1-1 전형으로 바꿨다. 미드필더 지역의 숫자를 늘려 중원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공격 작업을 할 때는 4-2-3-1 형태를 유지했고, 수비 상황에서는 4-5-1로 두 줄 수비를 구성했다. 후반전 막판에는 한 골 차이를 지키기 위해 5-3-2와 5-4-1 전형을 택했다.

김은중 감독이 강조하던 ‘조직적인 협력 수비’와 ‘빠른 공수 전환’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한판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프랑스가 우승 후보인 만큼 저희는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준비했다. 전략을 선수들이 잘 이행해 줬다. 마지막까지 수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실점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21명의 선수가 똘똘 뭉쳐서 뭘 해야 하는지 알고 경기에 임한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첫 경기에서 F조 최강 프랑스를 잡은 한국은 16강 진출 전망에 청신호를 켰다. 김은중호는 26일 오전 6시 같은 장소에서 온두라스를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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