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라크·사우디군 고위자 연이은 방한...K방산 제품 도입 기대감
수리온 파생형 단체사진. 중동이 새로운 무기수입국으로 한국을 검토하며 중동발 훈풍이 불고 있다. 현재 중동 군 고위직들은 잇따라 방한해 한국군 무기체계를 둘러보고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 연합뉴스
수리온 파생형 단체사진. 중동이 새로운 무기수입국으로 한국을 검토하며 중동발 훈풍이 불고 있다. 현재 중동 군 고위직들은 잇따라 방한해 한국군 무기체계를 둘러보고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중동이 새로운 무기수입국으로 한국을 검토하며 중동발 훈풍이 불고 있다. 현재 중동군 고위직들은 잇따라 방한해 한국군 무기체계를 둘러보고 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가 해외 수주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중동 공략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정부는 방산기업들의 애로해결에 방점을 두고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4~7일 사미르 자키 후세인 알말리키 육군 항공사령관 등 이라크 고위관계자들이 방한했다. 이들은 경남 사천시 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해 국산 다목적 헬기 '수리온'과 수리온 계열 중형헬기 '흰수리' 등의 운용 장면을 참관하고 직접 탑승했다. 모하나드 카리브 모하메드 이라크 방공사령관도 한국을 찾아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지대공미사일 ‘천궁-II(MSAM-2)’ 사양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에는 이라크 국방부 장관이 방한해 방산 수출 품목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이에 방산업계에서는 중동시장이 국산 헬기의 첫 수출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탈랄 압둘라 아오타이비 사우디아라비아 국방차관도 13일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탈랄 차관은 한국형 초음속전투기 KF-21, 천궁-II를 비롯해 해상기반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전력인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을 둘러본다. 아울러 국방과학연구소(ADD) 방문과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도 예정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LIG넥스원의 천궁-II 10개 포대 분을 구매하고, WDS 2024 방산전시회서 한화와 단독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방산업계는 중동·아프리카 군사대국인 이집트 수출도 공들이고 있다. KAI는 이집트 고등훈련기 사업에 FA-50으로 참여하며 협상을 진행 중이다. 총 36대 물량 공급을 추진 중이며 향후 더 많은 물량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는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강한 국방력을 가진 나라로 2018~2022년에 전 세계 무기 수입량의 4.5%를 차지한 ‘세계 6위’ 수입국이다. 장비 노후화와 지역 정세 불안으로 최신식 무기와 장비 도입 의지가 큰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의 호재는 여러 상황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K방산은 유럽 내 주요 무기 생산량이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주된 수출시장으로 주목받았지만, 유럽시장 내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견제받았다. 방산업계에서는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 방산 업체들이 자국 내 무기 생산 능력과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한국산 무기의 수출을 막는 암묵적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동 방산업계와 정부 관계자들의 방한은 한국 방산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침 지난달 29일 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자본금 한도는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확대됐다. 또 한-아랍에미리트(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한-걸프협력이사회(GCC) FTA로 중동 지역에서 무기류 관세가 철폐되면서 수출여건이 좋아졌다.

현재 중동은 석유 감산 문제 등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금이 갔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은 미국외 국가를 무기수입국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고 있고, 이-팔 전쟁이 언제 중동으로 확대될지 모르는 지정학적 긴장이 더해지며 한국 방산 수입에 시선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방산업계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2027년 세계 4대 방산강국 진입을 목표로, 올해 상반기 중 방산과 산업·에너지 협력을 연계한 수요국 맞춤형 수출 전략을 마련해 ‘투자애로해소 전담반’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승렬 산업정책실장은 “방위산업 전담부서인 첨단민군협력지원과를 중심으로 방산업계와 현장 소통을 정례화하고 업계에서 제기한 애로들을 꼼꼼히 챙기겠다”며 “이러한 업계의 현장 애로 등을 반영해 올해 상반기 중에 방산 수출 및 혁신 성장 생태계 조성을 위한 관련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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