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종합 B등급' 예천군...경북 내 'A등급' 全無
환경보호에 투자 집중...2050탄소중립 달성 위해 보물마차 등 캠페인 진행
심신 지친 군민 위한 건강 프로그램 운영...'일자리 확대'도 힘써
김학동 예천군수. / 군 제공. 
김학동 예천군수. / 군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대한민국 합계출산율 0.7명. 우리나라는 지속가능한가. 이러한 출산율이 지속되면 20년 후에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0%에 진입한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가장 먼저 경쟁력을 잃은 지방부터 차례로 무너질 것이고 결국은 대한민국은 소멸국가 1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현재 부·울·경 메가시티와 김포 등 수도권 일부를 서울시로 편입하자는 메가서울 논의가 정치권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타당성 조사나 그 흔한 용역보고서 없이 양적 팽창에만 목적을 둔 메가시티 논의가 과연 지방소멸에 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때마침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세종·제주 제외)를 대상으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결과를 내놨다. '지속가능발전기본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포용적 사회 구현, 생태·환경 및 기후위기를 포함하는 종합적인 미래 발전전략을 추진할 책무가 있다. 즉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ESG를 밑바탕으로 한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이에 지방별로 ESG에 진심인 기초단체를 소개하고 이를 본받아 협력·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서울 ②부산 ③대구 ④인천 ⑤광주 ⑥대전 ⑦울산 ⑧경기 ⑨강원 ⑩충북 ⑪충남 ⑫전북 ⑬전남 ⑭경북 ⑮경남

경상북도 예천군이 ESG행복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기초지자체 ESG 평가'에서 경북 지자체 23곳 가운데 양호인 B등급(79.02점)으로 1위에 올랐다. A등급(우수) 지자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B등급은 예천군을 비롯해 의성군, 청도군, 경주시, 울진군, 상주시, 경산시, 청송군, 문경시, 영양군 등 10곳이다. 보통인 C등급은 안동시, 군위군, 울릉군, 봉화군, 김천시, 영주시, 성주군, 영천시, 영덕군, 구미시, 고령군, 칠곡군, 포항시 등 13곳이다. 

경북 지자체의 평균은 전체 평균(76.6점)을 하회하는 74.35점을 기록했다. 환경 부분은 75.36점을, 사회 부분은 75.49점을, 거버넌스 부분은 70.09점이다.

부분별로 살펴보면 환경 부분에서는 예천군이, 사회 부분에서는 청송군이, 거버넌스 부분은 성주군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이번 기초단체 ESG 평가는 2022년 1월 1일부터 2023년 6월 30일까지 전국 226개 기초 지방자치단체를 평가했고, 단층형 광역자치단체인 세종특별자치시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외했다. 

환경과 사회, 거버넌스 부분은 각각 20가지 항목으로 나눠 평가됐다. 이번 평가 지표는 △K-SDGs △지속가능발전기본법 △탄소중립기본법 △K-택소노미 △글로벌 이니셔티브(UN SDGs, GRI, ISO26000) 등을 준용하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영향성(시대적·사회적 필요성)과 이해관계자(공시 데이터 및 정보 등)를 위한 중요성을 고려했다. 

예천군의 '찾아가는 보물마차' 캠페인. / 군 제공. 
예천군의 '찾아가는 보물마차' 캠페인. / 군 제공. 

◆ 예천군, '보물마차·폐기물 재활용'으로 '탄소중립' 박차

예천군의 환경 부분은 82.8점으로 A등급을 받았다. 지난 2022년 예산 83.4%가량을 환경 보호에 투자했을만큼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지원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운행차 배출가스 점검 △찾아가는 보물마차 △친환경 출근하는 날 등을 추진했다. 

우선 예천군은 지난해 3월 경유 자동차를 대상으로 운행차 배출가스를 점검했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을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 매연측정기로 운행차 배출 허용기준 초과 여부,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및 훼손 여부 등을 무료로 점검했다.

점검 후 배출가스 허용기준 초과 차량에 대해서는 정비업체에서 정비·점검 및 확인 검사를 받도록 지도했다. 또한 5등급 경유차는 계절관리기간 동안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운행이 제한됨을 안내하고 조기폐차와 저감장치 사업을 신청토록 했다. 

'찾아가는 보물마차'의 경우 2022년 9월부터 자원재활용 활성화로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시작된 이 사업은 관내 읍·면을 순회하며 재활용품을 회수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이동식 재활용 장터다.

군민들은 보물마차에서 캔과 페트병을 개당 10원의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관내 읍면 행정복지센터, 학교, 주요 공공기관 등 677개소를 방문해 캔·페트병 43.6톤, 218만개를 회수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은 인센티브 2180만포인트를 적립했고, 1400만원의 상품권을 받았다. 

아울러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 피해지역 응급복구 과정에서 발생한 재난폐기물 중 목재류를 처리업체에 위탁 처리하지 않고 농촌지역 화목보일러 또는 기타 땔감용 등으로 무상 공급했다. 화목보일러를 사용하는 농가에는 연료비가 절감되고, 군 입장에서는 처리비를 절감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봤다. 

기존 임목폐기물은 배출현장에서 차량으로 수거해 임시적환장에 임시 적치 후 선별과정을 거쳐 재활용 또는 위탁업체를 통해 처리했다.

재해로 발생한 3000톤가량의 임목폐기물은 최대한 땔감 등으로 재활용 후 재활용이 불가능한 임목폐기물은 톱밥, 보조연료 등을 생산하는 재활용업체로 보낸다는 방침이다.

이에 지난해 12월 '2023년 경북환경대상'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군은 △찾아가는 보물마차 △쓰담달리기 △기후변화 교육 프로그램 운영으로 주민들의 자발적인 탄소중립 실천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 '군민 건강 지키미' 자처한 예천군...일자리 확대도 추진

사회 부분은 78.78점으로, B등급을 기록했다. 지난해 공약 84.1%가량을 사회 관련 정책으로 채우면서 군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일자리 확대와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을 펼쳤다. 또한 군민들이 건강한 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한 건강 지키미 역할을 자처했다. 

먼저 타 지자체에 비해 주민들의 스트레스 인지율(23.9%, 2022년 기준)이 높은 만큼 정신 건강 향상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난해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주민을 위해 심리 상담 등을 지원, 마음 건강 회복을 도왔다. 또한 임산과 출산, 육아에 지친 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관내 임산부 및 양육모를 대상으로 '나아(我)가다 산후우울증 예방 교육'을, 지난해 9월에는 육아로 심신이 지친 엄마들을 위한 '육아 맘들의 공감스토리, 토닥토닥 토크쇼' 등을 개최했다. 

아울러 다양한 일자리 창출 및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군은 △노인일자리지원기관 설치 및 확대 추진 △경로당 안전성 강화 및 활성화 △노인복지단체‧시설 지원 및 협력을 통한 지역사회 노인복지 인프라 구축 등 어르신을 위한 세심한 복지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제3회 대한노인회 노인복지대상'에서 기초자치단체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지난 2015년 경북도천 이전으로 젊어진 예천군은 청년층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예천군 호명면은 인구가 늘고 정주 여건이 개선되면서 올해 2월 호명면으로 승격된다. 이에 '디지털 혁신 농업타운'을 조성해 청년 농부 유입과 농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인구구조와 행정 환경의 변화에 발맞추고, 원도심과 신도시의 상생 발전을 목표로 군민의 삶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김학동 군수는 일자리 확대에 매진할 예정이다. 김 군수는 지난해 11월 시정연설에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올해 청사진을 제시했다. 제3농공단지를 착공하고, 경북형 클라우드데이터센터와 연계할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를 유치할 계획이다. 

예천군이 지난해 여름철 호우피해를 본 주민들을 위해 심리상담 등을 지원했다. / 군 제공. 

◆ 높아진 통합재정수지비율에 '재정건전성' 준수

69.95점으로 C등급인 거버넌스 부분에서는 '재정건정성'이 타 분야들에 비해 준수한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으로 통합재정활동 흑자 규모를 나타내는 통합재정수지비율이 2022년 6.43%를 기록했다. 마이너스였던 직전년도(-2.67%)에서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지방공기업 부채 비율은 19.6%(2021년 기준)로 다소 높았지만, 직전년도(23.68%)보다 줄어들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재정건전성과 효율성을 위해 지난해 제9대 예천군의회에서는 △반복‧소모성 예산 △불요불급한 예산 △집행부 내 부서별 중복사업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심사해 총 48억원의 예산을 삭감 조정했고,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중기지방재정 계획 수립 여부 △신규사업 관련 지방재정투자심사 여부 등도 꼼꼼히 살폈다.

아울러 군은 다양성 보완을 위해 여성의원 늘리기에도 집중했다. 지방의회 의원의 22.2%(2023년 3월 기준)가, 자치단체위원회의 42.5%(2021년 기준)가 여성이었다. 

지난해 10월에는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양성평등 예천'이라는 구호로 '2023년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을 열기도 했다. 김 군수는 "일·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 기반 조성에 주력해 실질적인 양성평등사회로 나아가 모두가 행복한 예천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상북도 내 지자체 ESG 평가표. 보다 자세한 사항은 ESG행복경제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ESG행복경제연구소.
경상북도 내 지자체 ESG 평가표. 보다 자세한 사항은 ESG행복경제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ESG행복경제연구소.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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