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AI 대전환 가속…내·외부 업무 넘어 SW 판매까지
정부 'AI 세계 3대 강국 도약' 위해 4.46조 예산 편성 인터넷은행, 업무 전 영역에 AI 기술 적용 활발
|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 인터넷은행들이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시중은행 못지않게 인공지능(AI) 대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고객 서비스는 물론 내부업무에도 AI 기술을 적용해 고객 편의성과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들은 금융당국으로부터 관련 기술 판매 부수업무까지 승인받으며 AI 기반 금융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은행 3사(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가 연이어 AI 기술을 적용한 금융 서비스와 시스템을 출시 및 도입하고 있다.
먼저 카카오뱅크는 지난 13일, 금융권 최초로 AI 서비스의 기획·개발·출시·운영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AI 프로덕트 평가 프레임워크(AI 프레임워크)’를 자체 도입했다. ‘AI 프레임워크’는 AI 서비스 품질을 수치화하고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AI 품질관리 표준 체계로, 현재 운영 중인 AI 검색 및 AI 금융계산기 등 기존 서비스는 물론, 향후 공개될 신규 AI 서비스 전반에도 적용된다.
이번 도입으로 카카오뱅크는 AI를 관리·감독하는 AI 거버넌스 체계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이는 단순한 기술 관리에 그치지 않고 AI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이어 24일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대화만으로도 송금할 수 있는 ‘AI 이체’를 출시했다. 핵심 금융 서비스인 '이체'에 AI 기술을 직접 접목시킨 것으로 국내 금융권 최초다.
‘AI 이체’는 고객이 일상 언어로 대화하듯 이체를 요청하면 AI가 이를 대신 처리해주는 서비스다. 은행명·계좌번호·이체 금액 등 정보 입력 단계를 거쳐야했던 기존 절차를 한 문장으로 줄여 고객 편의성을 강화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2월 ‘AI 스미싱 문자 확인’ 서비스를 시작으로 올해 5월 금융권 최초 대화형 검색 서비스인 'AI 검색'·6월에는 금융권 최초 생성형 A' 기반 금융 계산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오는 12월 모임통장에 AI를 적용한 ‘AI 모임총무’도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AI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는 지금, 품질과 안전을 보장하는 체계적 기준이 금융권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프레임워크 도입으로 책임 있는 AI를 실천하고, AI 품질관리 표준을 제시하느 동시에 AI 기술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금융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AI 네이티브 은행(AI Native Bank)으로 도약을 목표로 △AI 거버넌스 구축 △AI 그룹 확장 △금융기술연구소 운영 △AI 전용 데이터센터 개소 △외부기관과 AI 연구과제 수행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프로젝트 등을 통해 AI 기반 금융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최근 금융권 최초로 신분증 진위확인 소프트웨어 판매 부수업무 신고를 금융위원회로부터 승인받았다. 이번 승인으로 토스뱅크는 자체 개발한 AI 기반 신분증 진위확인 기술을 금융사와 일반 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했다.
금융권에서 신분증 인증 소프트웨어 판매를 부수업무로 신고한 것은 토스뱅크가 처음이다. 이번 서비스는 별도 인프라 구축이나 설치가 필요 없는 형태로 설계돼 중소형 금융사나 알뜰폰 사업자 등도 합리적인 비용으로 도입할 수 있다.
앞서 토스뱅크는 AI 기술을 활용해 부모의 얼굴을 기반으로 미래 아기의 모습을 예측해주는 ‘우리 아이 얼굴 미리보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특정한 ‘AI 은행’을 지향하기보다는,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도구로 AI를 활용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이 철학 속에서 AI는 고객 확인·거래 보안·사기 방지 등 핵심 서비스 곳곳에 적용돼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고객이 안심하고 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적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AI 파워드 뱅크(AI Powered bank·AI 기반 은행)’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인터넷은행 최초로 금융 특화 프라이빗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도입해 고객 서비스에서부터 내부 업무에 이르기까지 AI 기술 내재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AI 기술을 적용해 세무상담, 맞춤 정책자금 받기, 광고심의 어시스턴트, 보이스피싱 피해 사전 차단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생성형 AI 앱 번역 서비스 △생성형 AI 상담 어시스턴트(Assistant) 서비스 △생성형 AI 내부 업무 생산성 향상 서비스 등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AI는 직원의 업무 방식을 바꾸고 동시에 고객에게 새로운 금융 경험을 선사하는 양방향 혁신의 도구이다”며, “앞으로도 AI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업무 혁신과 디지털 자산과 신기술을 접목한 금융 혁신을 추진해 ‘AI 파워드 뱅크(AI Powered Bank)’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AI 대전환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공약이었던 'AI 세계 3대 강국 도약'을 현실화하기 위해 올해보다 약 30% 증액된 4조4600억원의 예산을 내년 AI 대전환(AX)에 편성한 상태다.
이에 KB·신한·우리·하나금융그룹 수장 모두 AI 대전환을 최우선 경영 전략으로 설정하고 관련 역량 제고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금융권 최초로 ‘AI 개발 지원 플랫폼’을 구축해 신사업·신상품 출시에 신속히 대응하고 내부 IT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AX(인공지능 대전환) 전략을 단계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부동산종합플랫폼 ‘KB부동산’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부동산 매물 검색 서비스 ‘집찾는 AI’를 오픈했고, 신한은행은 ‘AI 브랜치’의 핵심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확장 적용한 디지털 창구인 ‘AI 몰리창구’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