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새 커지는 비만치료제…글로벌 제약사, 뇌질환 분야 주목
세마글루타이드 적응증 확장 미충족 수요 높은 분야 내년 상반기 CNS 연구결과 다수 발표
| 한스경제=이소영 기자 | 비만치료제가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주자로 뇌질환(CNS) 분야가 주목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플랫폼과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CNS 분야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가 상업화에 성공한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적응증이 확장되며 CNS 분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제2당뇨병 치료제로 시작해 비만,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에 이어 CNS 분야까지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 파킨슨, 다발성 경화증 등 고령화와 관련된 신경계 질환 유병률이 증가하며 CNS 치료제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레켐비, 도나네맙과 같은 알츠하이머 혁신 신약이 개발 및 승인되며 시장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CNS 치료제 시장은 2025년 1266억 달러(약 187조원)에서 연평균 7.9%씩 증가해 2032년에는 2158억 달러(약 318조원) 규모까지 증가한다.
파마슈티컬 테크놀로지는 2023년~2024년 기준 전체 CNS 분야에서 약 1100개의 파이프라인이 개발되고 있다고 추산했다. 최근에는 뇌전증, 알츠하이머, 파킨슨 관련 연구가 증가하며 내년 상반기에만 총 5건의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요 질환별 임상 파이프라인 중 바이오텍의 개발 비중을 살펴보면 신경학 분야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신경학의 파트너쉽 체결 비중은 40% 미만으로 향후 파트너쉽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알츠하이머 신규 기전 및 제형 변경 성공 여부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데이터 결과 발표에 따라 경쟁 변화와 기술이전 환경이 급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NS 치료제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 중에는 에이비엘바이오(대표 이상훈)가 주목을 받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치료제를 뇌 안으로 효과적으로 운반하는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개발했다. 그랩바디-B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점인 약물 과다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일라이 릴리와 26억 달러(약 3조 8000억원)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일라이 릴리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키순라'를 상업화하는데 성공했지만 부작용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라이 릴리가 그랩바디-B를 키순라에 적용해 부작용 줄이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그랩바디-B 기반 파킨슨 치료제 'ABL301'은 임상 1상에서 높은 안전성을 보이며 사노피에 기술이전된 바 있다. 그랩바디-B에 대한 신뢰성이 증가하며 빅파마와 추가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디앤디파마텍(대표 이슬기)은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퍼스트바이오)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제 'NLY02'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전임상 단계로 해당 데이터 결과를 기반해 퍼스트바이오 상장 전 기술이전을 추진할 것이란 의견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제약사의 비만치료제 M&A 건수는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CNS 분야 M&A는 증가하고 있다"며 "BBB 투과 어려움 때문에 신약 개발 성공률이 낮았지만 기술이 진보하고 있어 긍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항암제를 능가하는 매출 기록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