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미래를 운용하다]④ 연금공단 새 수장, 전문성 갖춰야
이재명 정부 연금개혁 과제 앞두고 촉각 전문성·공공성 갖춘 리더십 요구 양성일·김성주·이용우·정용건 등 4명 후보
|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 국민연금공단(연금공단)이 연금개혁이라는 중대 과제를 앞두고 새 수장 찾기 막바지에 들어섰다. 1000조원을 넘는 연금제도 및 기금 운용, 가입자 관리 등 공단 업무를 총괄하는 막중한 자리다.
새 이사장은 단순히 인사 교체를 넘어 연금개혁, 기금운용 안정화, 가입자 신뢰 회복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만큼 단기적 인사보다는 정책 연속성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연금공단은 차기 이사장 인선을 위한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최근 양성일 전 보건복지부 1차관,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용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등 4명이 1차 서류 전형을 통과해 면접을 마쳤다.
연금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들 전원을 복수 후보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정부 인사검증팀이 추천 받은 4명의 후보에 대한 인사 검증과 평판 조회를 실시한 후 이 결과를 보건복지부(복지부)에 통보하며 복지부 장관은 최종 선정된 후보 1인을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하고 대통령의 최종 재가에 따라 신임 이사장이 확정된다.
이재명 정부가 연금개혁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운 만큼 연금공단 새 이사장 자리에 누가 오르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국민연금 이사장 인선을 보면 기획재정부(기재부) 출신이 강세를 보였다. 현 김태현 이사장과 전임 김용진 이사장 모두 기재부 관료 출신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인선은 ‘모피아’라는 지적을 꾸준히 받았다. 모피아는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를 마피아에 빗댄 말로 연금공단 노조는 지난 2022년 김태현 이사장 취임 당시 연금 제도와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인물을 이사장에 임명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극렬히 반대한 바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등은 지난달 말 기자 회견을 통해 신임 연금공단 이사장에 경력 상 연금제도나 기금운용과 연관성 있고, 공공성과 노동권 의식이 있는 인물을 선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최근 18대 이사장을 제외하고 14~17대 이사장 모두 중도 사퇴하며 공단 운영에 대한 책임 의식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 만큼, 기관 운영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연금공단 새 수장 후보로 오른 4명은 각기 다른 경력과 전문성을 내세우고 있다.
양성일 전 복지부 제1차관은 복지·연금 정책 실무와 제도 설계 요직을 두루 거치며 정책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되며 현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호흡도 기대된다는 평가가 있다. 두 사람은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초대 질병청장과 복지부 차관 신분으로 감염병 위기 극복을 위해 인연을 맺었으며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이재명 캠프의 정책 구상에 깊이 관여하며 새 정부의 보건복지 정책 밑그림을 그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김성주 전 이사장은 20·21대 국회의원 경력과 함께 2017년 제16대 연금공단 이사장을 역임했고 꾸준히 연금 신뢰 회복, 사각지대 해소 등을 추진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용우 전 의원은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와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무 등 금융·IT 융합 분야의 풍부한 경험을 갖춘 경제통으로, 기금운용 혁신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정용건 공동집행위원장은 민주노총 사회공공성위원장을 역임하며 연금공공성 강화 운동을 지속적으로 이끌어온 인물로 공단의 사회적 책무 강화 측면에서 의미 있는 후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연금 전문가는 “정책 전문성과 기금 운용 역량, 공공성과 도덕성을 종합적으로 갖춘 리더십이 반드시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된 인사 불안정과 중도 사퇴 관행을 끊고 공단의 독립성과 지속가능성을 강화할 수 있는 이사장이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