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체류형 전략 주효한 백화점업계…양극화 구조 굳어지나

2025-11-21     하지현 기자
현대백화점 제공

| 한스경제=하지현 기자 | 대형화와 ·체류형 전략이 효과를 보이면서 백화점업계에서 일부 점포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각에선 대형 점포와 중소형 점포 간 매출 격차가 커지며 양극화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백화점은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의 착공식을 20일 개최했다. 실제 착공은 연내 본격화될 전망이다.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는 연면적 27만 2955㎡, 지하 6층부터 지상 8층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이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보다 약 1.4배 큰 규모로, 2028년 정식 개점을 목표로 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초 계열사 더현대 광주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500억 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내년 1월 15일부터 3월 13일, 5월 15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500억 원씩 출자해, 총 300만 주의 보통주를 취득할 계획이다. 자금 투입은 착공과 향후 사업 안정화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이 체류형 대형 복합쇼핑몰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소비가 체험과 경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대형화, 체류형 매장이 효과적인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대형 매장일수록 명품 라인업 확장이 용이해지고 체험형 콘텐츠 유치도 활발해 집객력이 높아지는 구조다.

이에 반해 중소형 점포는 집객과 브랜드 유치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백화점 업계 성장률은 1% 미만으로 정체됐으며, 점포 간 양극화 현상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조 원 이상 매출을 달성한 백화점 점포들의 총 거래액은 21조 936억 원으로, 전체 39조 8002억 원의 53%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한 점포 수는 전국 70여개 매장 중 12개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대형 점포와 중소형 점포의 실적 격차가 계속 확대되면서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주요 대형 점포들의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이달 초 누적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2023년부터 3년 연속 3조원 돌파 성과를 이어가면서, 지난해보다 3주 앞당긴 최단 기록을 세웠다. 내년에는 4조원 돌파가 전망된다. 신세계백화점의 최대 면적 매장인 센텀시티점은 이달 말, 지난해보다 한 달 앞당겨 매출 2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지난해 매출 3조원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 대륙간백화점협회(IGDS)와 공동 개최한 ‘제16회 IGDS 월드 백화점 서밋’(WDSS)에서, 2028년 잠실점 매출 4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매출 및 규모 1위 매장인 판교점은 지난해 1조 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연내 2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온라인 대신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이유는 결국 경험 중심의 소비 때문이다”라며 “규모가 큰 대형 매장은 선순환이 지속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작은 매장은 집객이 어렵고 브랜드 유치도 힘들어 방문할 이유가 줄어들며 대형 매장과 정반대의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