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지도자 교육 재설계 첫걸음… KBS스포츠예술과학원 ‘선진형 축구코칭 아카데미 독일편 시작으로 본격 가동
| 한스경제=김성진 기자 | KBS스포츠예술과학원 축구산업계열(이하 축구산업계열)이 10일과 17일 진행한 ‘선진형 축구코칭 아카데미 독일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축구산업계열은 이번 독일편을 시작으로 국내 지도자 교육 체계를 재정비하기 위한 ‘선진형 축구코칭 아카데미’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독일편 강의를 맡은 김기현 교수는 독일 예나대학교에서 스포츠과학을 전공하고, 독일축구협회(DFB) 코칭 과정을 이수한 유럽축구연맹(UEFA) B급 라이선스 소지자다. 독일 유소년 팀에서 코치와 분석관으로 활동하며 선수 육성 환경과 지도자 교육 시스템을 경험했으며, 귀국 후에는 프로축구 K리그 전북 현대 전력분석관으로 활동했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이번 독일편 이론·실기 교육에서 구조적 접근과 핵심 원리를 제시했다.
1차 이론 과정은 10일 KBS스포츠예술과학원 1강의실에서 진행됐다. 강의는 ▲캐릭터 ▲축구 철학 ▲게임모델 ▲훈련모델 ▲코칭모델 ▲팀 문화사전 등 여섯 가지 구조를 중심으로 지도자의 사고 체계와 철학 정립 과정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모델 구성 방식과 훈련 설계 원리, 철학적 접근 등 김기현 교수가 제시한 구조적 코칭 방식에 대해 적극 질문하며 국내 지도자 교육에 필요한 방향성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2차 실기 과정은 17일 우장산축구장에서 진행됐다. 실기 주제는 ‘3자패스 원리’였으며 훈련은 ▲신경교란 워밍업 ▲3자패스 게임(기본) ▲3자패스 게임(심화) ▲3자패스 게임(포지션 기반) 순으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소규모 그룹 단위로 패스 각도·거리·시야 전환 등 상황 인지 요소를 반복 훈련하며, 1차 이론 과정에서 제시된 사고 구조가 실제 움직임과 행동으로 어떻게 확장되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김기현 교수는 “코치의 머릿속에는 이상이 있다. 코치가 추구하고 지시하며 훈련을 통해 구현하려는 원형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것을 100% 이루기 어렵다. 현실의 경기는 결국 지도자가 품은 ‘이상’의 일부가 드러나는 그림자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코치는 캐릭터, 철학, 게임모델, 훈련모델, 코칭모델, 팀 문화 사전을 설계하며 이상에 조금씩 다가가야 한다. 그리고 그 여정의 출발점은 결국 ‘자신의 존재’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향후 아카데미는 브라질편과 스페인편으로 이어진다. 12월 2일에는 SPOTV 축구 해설위원 출신으로 SH스포츠에이전시 대표를 맡고 있는 문성환 교수가 ‘브라질편’을 진행하며, 브라질•스페인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남미식 창의 축구와 유럽식 훈련 방식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어 12월 16일에는 UEFA A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강원FC 전술 코치로 활동 중인 장영훈 코치가 ‘스페인편’을 맡아 스페인 지도자 과정 경험과 프로 구단 현장 전술을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한다. 2026년 1월에는 라리가 구단 훈련 관찰과 코칭 미팅, 워크숍 등이 포함된 스페인 현지 연계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축구산업계열의 이연주 주임교수는 “선진형 축구코칭 아카데미는 지도자 교육 방식을 새롭게 정비하는 프로젝트”라며 “기술 지도 중심에서 벗어나 사고 중심·환경 기반 훈련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아카데미가 한국 축구 지도자 양성 체계가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축구산업계열은 선진형 축구 교육 시스템을 기반으로 지도자, 분석관, 트레이너 등 다양한 축구 전문가를 양성하며, 이를 통해 한국 축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전문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