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FFA “총리실 산하 ‘물류혁신위원회’ 신설...국제물류업 실효적 발전”

원제철 국제물류협회장 일관된 정책 컨트롤타워 강조 전통적 포워딩서 창고운영·해상항공·복합운송 기업 증가 서비스 성격 강한 ‘주선업’→‘국제물류협회’ 명칭 변경 추진

2025-11-19     임준혁 기자
한국국제물류협회가 19일 서울 종로구 협회 회의실에서 하반기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국제물류협회.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국가 경제의 대동맥이자 근간산업으로 자리매김한 국제물류사업에 대한 일관된 정책 컨트롤타워의 일환으로 국무총리실 산하에 ‘물류혁신위원회’를 설치해야 관련 산업의 실효성 있는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원제철 한국국제물류협회(KIFFA) 회장은 19일 협회에서 진행된 하반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정치권과 최고위급 정책 담당 기구에 물류산업을 관장할 조직의 일원화·체계화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 이사이기도 한 원 회장은 얼마 전 중소밴처기업부가 주관하는 행사에 참석한 김민석 국무총리에 위와 같은 내용의 건의를 전달했다고 이날 밝혔다. 총리실에서는 원 회장의 건의사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물류산업의 중요성과 위상 강화를 위한 원 회장의 활동은 여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달 개최된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위원회 소속 엄태영 의원(국민의힘)은 흔히 ‘포워더’로 불리는 국제물류주선업의 현안과 당면 과제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에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태영 의원뿐 아니라 맹성규 국토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도 국제물류주선업의 발전 방안 등을 거론하며 김 장관에게 중요성을 강조했다.

맹성규 위원장과 엄태영 의원이 이같은 발언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제물류주선업과 물류산업 전반의 중요성을 이들에게 설명하고 주지시킨 원 회장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관련 업계와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한국 국제물류산업의 문제점인 물류정책 분산으로 발생한 거버넌스 문제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역설한 것이다.

우리나라 물류 정책의 주무 부처는 국토교통부다. 하지만 국제물류주선업의 특성상 해상운송 포워딩 업무는 운송 선사와 이해 관계가 맞물린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해양수산부에서 정책을 관장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항공 포워딩 업무는 주무 부처가 국토부로 명확히 규정돼 있지만 해상·항공 운송을 동시에 사용하는 복합운송주선업에서도 해운 물류가 99%를 차지하는 만큼 국제물류주선업, 복합운송주선업 모두 해수부가 관할하는게 합리적이라는 기고문과 업계,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줄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 회장은 ”이원화된 국제물류주선업 거버넌스로 인해 회원사가 피해를 볼 경우 국토부에 민원 제기를 하지만 국토부에서는 포워더(회원사)가 입은 피해 사실의 증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이 경우 민간 기업으로서는 대처에 한계가 있다. 회장 취임 후 5년간 국회 국토위원장을 수십차례 면담하고 발로 뛰는 이유도 국제물류주선업과 물류산업 전체를 하나의 거버넌스 체제하에 관리받도록 하기 위한 신념 하나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한국국제물류협회가 주최한 하반기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국제물류협회

그는 국제물류주선업의 영업 환경 변화에 따른 협회의 명칭 변경 필요성도 주장했다. 원 회장은 “과거 국제물류주선업은 해상운송과 육상, 항공운송 사이에서 화물 이동 등을 다루고 배선 하는 제한된 영역을 수행했지만 수년 전부터 창고운영과 해상·항공 국제운송, 트럭을 보유, 운영하며 육상운송을 하는 등 흔히 말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은 포워딩 기업의 증가는 서비스의 성격이 짙은 ‘국제물류주선업’이란 용어 대신 ‘국제물류’로 바뀔 시대가 도래했다는 의미”라고 언급했다.

즉 한국국제물류협회로의 명칭 변경은 포워딩을 ‘서비스’에서 ‘산업’으로 위상을 격상시키는 첫걸음이란 설명이다.

이 밖에도 기자간담회에서는 ▲낮은 시장 진입장벽 ▲영세 소규모 업체의 난립 ▲저운임 과당경쟁의 일상화 ▲낮은 생산성 및 국제 경쟁력 저하 등 국내 포워딩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진행 중인 사업 등이 공유됐다. 또한 최근 국내 물류시장에 깊숙이 침투 해 있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와 관련된 중국 물류업체의 폐해도 제기됐다.

원 회장은 “중국의 알리바바를 비롯한 빅4 업체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한지는 이미 오래됐고 배송 과정에서 창고 관리 및 운영까지 중국 물류업체가 모두 휩쓴 상태”라며 “이들의 운송 요율 과당 인하 경쟁과 이러한 사태를 야기한 국제물류주선업 등록제를 과거처럼 허가제로 변경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등록된 업체가 제대로 사업을 하고 있는지 관리라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물류 시장에서의 중국 업체가 주는 폐해 발생 사실을 국토부에 전달했고 현재 국토부에서 이에 대한 피드백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원 회장을 포함해 KIFFA 배경한 수석부회장, 김완중 상근부회장 등 협회 측 인사와 출입기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원 회장이 환영사에 이어 2025년 한 해 국제물류협회 사업보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