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시황] 10만달러 무너진 비트코인, 알트코인 동반 약세 속 ‘조정장세’
연준 금리 인하 기대 후퇴·강달러·ETF 자금 유출 겹치며 시가총액 후퇴
|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가상자산 시장이 10월 이후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비트코인이 10만달러 선 아래로 밀리며 이더리움·BNB·XRP 등 주요 코인이 일제히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지난 1년간 급등에 따른 건강한 숨고르기”라는 평가와 “조정이 2026년 중반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교차하고 있다.
17일 글로벌 시황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오전 6시 27분 기준, 비트코인은 9만3738달러(약 1억367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1시간 전보다 0.52% 내렸고 24시간 기준으론 1.86%, 지난 7일 동안에는 10.41% 하락했다.
이더리움은 3070달러(약 447만원)로, 1시간 0.86%, 24시간 3.51%, 7일 -14.44% 떨어졌다. 테더(USDT)는 0.9995달러(약 1460원)로 1달러 가치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시간·24시간 변동률은 모두 0.01%로 미세한 플러스지만 7일 기준으론 0.04% 소폭 하락했다.
리플(XRP)은 2.19달러(약 3200원)로 1시간 1.32%, 24시간 2.56%, 7일 6.29% 하락했다. 바이낸스코인(BNB)은 914달러(약 133만원)로 전일 대비 1.94%, 주간 대비 8.38% 하락했다. 이들 상위 5개 자산의 시가총액은 모두 1000억달러 이상이지만 최근 한 주 사이 낙폭이 6~15%에 달하면서 투자심리 위축을 반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정은 ‘고점 부담’이 누적된 가운데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 7월만 해도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4조달러를 돌파했고 비트코인은 12만달러 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10월 들어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시장은 급랭했다. 바이낸스 리서치에 따르면 10월 한 달 동안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6.1% 감소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10월’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 10만달러 지지선을 잇따라 시험하다 결국 붕괴됐다. 최근 한 주 사이 가격이 10만달러 위에서 9만달러대 초반까지 밀리며 고점 대비 낙폭이 20% 안팎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산가격이 ‘라운드 피겨’(100만, 10만 등 심리적 마디 가격) 아래로 내려앉으면 투자자 불안이 증폭되는 만큼, 이번 10만달러 붕괴도 시장 심리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배경에는 거시경제 변수와 자금 흐름 변화가 겹쳐 있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후퇴했다. 일부 리서치에 따르면 한때 90%에 육박했던 12월 인하 가능성은 최근 40~50%대로 뚝 떨어졌다.
시장이 ‘조기 완화’ 기대를 거두면서 미 국채금리와 달러 가치가 다시 강세를 보였고, 그 여파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 전반에 조정 압력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중장기 전망은 엇갈린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물 ETF 시장의 디레버리징(과도한 레버리지 해소) 과정이 마무리되면 향후 6~12개월 사이 비트코인 가격이 17만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리서치 기관은 “이번 하락이 단기 조정을 넘어 2026년 중반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보다 보수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다만 시장 전반을 ‘붕괴’로 볼 것인지, ‘과열 해소’로 볼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2024~2025년 사이 축적된 기관·기업의 비트코인 보유량과 현물 ETF 시장의 구조적 확대를 고려하면 “이번 조정은 장기 상승 추세 안에서 나타난 중간 조정에 가깝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반대로, 강달러·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경우 과거와 같은 ‘겨울 시장’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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