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LPGA 직행’ 황유민 “올해는 100점, 내년엔 투어 최종전 진출 목표”
LPGA 진출 앞둔 '돌격대장' 황유민 인터뷰 롤모델 김효주로부터 조언 받을 계획 언젠간 꼭 이루고 싶은 올림픽 출전 꿈
| 한스경제(경주)=박종민 기자 | “경기를 늘 복기하고, 쉴 땐 다른 선수의 경기 영상을 보는 등 정말 골프에 진심인 선수다.”
황유민(22)을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와우매니지먼트의 담당 매니저가 귀띔한 말이다. 황유민이 올해 한국과 미국, 대만에서 총 3승을 수확한 비결이다. 황유민은 위믹스 챔피언십 기간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 컨트리클럽에서 본지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목표했던 다승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드 확보에 성공해 100점을 주고 싶은 한 해다”라고 입을 열었다.
◆롤모델 김효주로부터 조언 받을 계획
황유민은 지난달 후원사 초청으로 나선 LPGA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내년 미국 무대에 직행하게 됐다. 지난해 메이저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등 LPGA 대회에 간간이 나섰던 황유민은 “메이저 대회에서 그린 미스를 했을 때 어려움은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컸다. 그래서 (마냥) 공격적인 골프보단 어려운 코스는 코스 공략, 매니지먼트를 잘해서 전략적으로 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황유민은 올 시즌 KLGPA 20개 대회에 나서 우승 1회, 준우승 1회, 3위 1회 등 6차례 ‘톱10’에 들었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52.4882야드(6위)로 여전한 장타를 자랑했고, 그린 적중률도 73.6111%(29위)로 나쁘지 않았다. 2023년 KLPGA에 데뷔해 매년 1승씩을 올린 황유민은 “국내에선 대회가 많으니 한 주 끝내고 다른 한 주 준비하는 루틴이 생겨 좋았다. 몇 차례 챔피언 조 경험을 했는데 그런 상태로 미국에 가는 게 훨씬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장타 비결에 대해선 “상체는 마르고 작은데 하체는 그래도 좋은 편이다. 하체를 잘 이용해 거리가 잘 나가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장타도 그렇지만 저는 샷 메이킹을 잘 하는 것 같다. 탄도 조절이나 아이언 거리 컨트롤도 구질로 생각해서 하는 편이다. 구질 컨트롤을 잘 하는 것 같다”고 자신 있는 부분을 설명했다. 이어 “다만 기술적으로 정확도가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신인 때부터 계속 나아지고 있다. 올해도 보완할 예정이라 점점 좋아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황유민은 위믹스 챔피언십 첫째 날 싱글 매치플레이 상대로 유현조(20)를 맞아 3홀 남기고 4홀 차 승리를 거뒀다. 황유민은 그럼에도 “코스 매니지먼트 잘한다. 티샷을 우드, 유틸리티 등으로 정확도 있게 친 후 아이언 샷까지 굉장히 정교하게 구사하는 선수다. 그렇게 기회도 많이 만들고 그래서 큰 위기가 없는 선수인 것 같다”고 후배 유현조를 높이 샀다. 황유민은 대회 둘째 날 스트로크 플레이에서 이븐파 71타를 쳐 박혜준(22)과 함께 공동 5위를 기록했다.
황유민이 오랫동안 롤모델로 삼아온 선수는 같은 롯데 골프단 소속 선배 김효주(30)다. 황유민은 “롯데 챔피언십 우승으로 퀄리파잉 스쿨을 거치지 않게 된 부분에 대해 (김)효주 언니가 축하해주셨다. 지난 KLPGA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도 연락을 주셨다”며 “언니의 쇼트 게임, 퍼트를 닮고 싶은데 사실 언니와 저는 플레이 스타일이 많이 다르긴 하다. 그래도 언니의 그린 주위 플레이 능력은 저와 차원이 다른 수준일 정도여서 기술적인 면을 닮고 싶다. 미국 가서도 언니에게 상황별로 어떻게 공을 치는 지 노하우를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12월 6~7일에 롯데 골프단과 메디힐 골프단의 이벤트 대회인 백송홀딩스·부산일보 채리티 매치에 출전할 예정이다. 그때 효주 언니, (최)혜진 언니를 만날 거라 얘기할 시간이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언젠간 꼭 이루고 싶은 올림픽 출전 꿈
성공적인 LPGA 투어 생활을 위해선 언어와 음식, 문화, 장거리 이동 등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 황유민은 “2년 전부터 매주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화상 통화로 1시간씩 수업을 받고 있다. 장거리 이동은 힘들 거란 걸 아는데 저도 올해 해외 투어 5개 대회에 나가면서 나름 시차 적응 노하우가 생겼다. 더 루틴을 만들어가면 힘들더라도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음식은 걱정이다. 평소 마라탕, 칼국수, 떡볶이 같이 좋아하는 것만 많이 먹는 편인데 현지의 짜고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진 않는다. 그래도 먹다 보면 입맛 바뀌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황유민은 내년 1월 3~23일 베트남에서 1차 전지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어 현지 시각으로 같은 달 29일부터 시작되는 LPGA 개막전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출전한다. 2월 2일부턴 태국으로 2차 전지훈련을 간다. 황유민은 “전지훈련에서 쇼트 게임을 가장 보완하고 싶다. 기술을 많이 익히고 싶고 샷도 미국에서 혼자 있을 때 루틴처럼 할 수 있도록 코치님과 상의해서 기본적인 루틴을 만들려고 한다. 구질도 더 완성도 있게 연습하고 싶다”고 했다.
황유민은 LPGA 첫해 목표와 관련해 “사실 상 욕심은 별로 없다. 결과적 목표보단 잔디 적응을 잘해서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포인트 상위 60위까지 출전)에 진출하고 싶다. 꾸준하게 성장하는 제 모습을 보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선수로서 궁극적인 목표를 두곤 “훗날 한국 대표로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 선배 언니들이 나가는 걸 봤을 때 너무 멋있었다. 나라를 대표한다는 게 너무 멋있어서 올림픽 대표로 나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바랐다.
그는 평소 지론인 ‘바른 인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효주 언니를 사람으로서도 존경한다. 같은 아카데미 기간 때도 어른들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저는 예의 없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큰 선수가 되더라도 예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인사에 유독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1년 전 인터뷰 때도 인성을 강조했던 황유민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예의 바른 모습을 보였다. 인터뷰 전후 황유민의 깍듯한 인사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