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생존 불가" 은행권, 업권 막론 '합종연횡' 가속
유통·IT·건설·핀테크사와 업무제휴...협업 통해 고객 접점 확대 "빅블러 시대 맞아 독자생존 불가…금융·비금융 협력은 필수"
|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 빅테크·핀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금융과 비금융 경계가 모호한 빅블러(Big Blur) 시대를 맞아 은행권의 이종산업 컬래버레이션(협업)이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의 시대가 됐다. 이에 유통·통신·IT·건설 등 업권을 넘나드는 합종연횡을 가속하며 고객 접점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그룹 및 시중은행은 다양한 업종과 제휴·협업을 통해 고객의 생활 속 금융 편의성을 높이는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KB금융은 최근 현대백화점그룹과 ‘금융·유통 시너지 협력 모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해 △고객 기반 확대·고객 접점 강화 △제휴 상품·서비스 출시 등을 중심으로 한 실질적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현대백화점의 쇼핑 혜택과 KB금융의 고금리 혜택을 결합한 전용 통장 등 제휴 상품, KB스타뱅킹 등 KB금융 플랫폼을 활용한 간편 결제 서비스와 양사의 포인트 연계서비스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고객 편의와 만족도를 높일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도입한다.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비금융사와 협업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T·SKT와 업무제휴를 바탕으로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각 사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외환 환전·선물하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추후앤 환전·송금 등 외환 고객을 위한 맞춤형 상품과 혜택을 확대해 갈 방침이다.
아울러 스타벅스와 삼성금융네트웍스와 함께 한 금융상품이 잇달아 출시했다. KB국민은행은 스타벅스 제휴 통장인 ‘KB 별별통장’을 출시하고 스타벅스 앱 내 KB국민은행 계좌 간편결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KB 별별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통장으로 최고 연 2.0%의 금리와 함께 커피 쿠폰·스타벅스 앱 내의 리워드(보상) 등의 추가 혜택이 제공된다.
삼성금융네트웍스의 통합 금융 플랫폼인 모니모와 협업한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은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은 모니모 앱에서만 개설 가능한 수시입출금통장으로 일 잔액 200만원까지 최대 연 4.0%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SSG닷컴과는 ‘금융과 쇼핑’을 결합한 최초의 금융 패키지 서비스인 '쓱KB은행'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쓱KB은행'은 SSG닷컴 내에서 KB국민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뱅크 인 플랫폼(Bank in Platform)' 형태로, 개인 고객과 입점 사업자 모두가 SSG닷컴 내에서 직접 금융 상품에 가입하고 필요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한은행은 신세계그룹과 신사업 지원 및 동반성장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땡겨요 및 신한인증서 도입 △협력업체 동반성장 금융지원 △유통·소비 대안정보서비스 활용 △오프라인 점포 협업 및 신상품 공동개발 등 유통·금융 연계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제조·유통·물류·미디어 등 생활 문화 기반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CJ올리브네트웍스와 손잡고 △금융·비금융 융합을 위한 상품·서비스 협력 다각화 △보유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 추진 △금융·비금융 데이터 연계 사업모델 발굴과 시너지 협력 △금융 플랫폼의 안정적 시스템 개발 및 업무 운영 협력 등 각사의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은행은 1000만 시장으로 자리잡은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전략적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7월에 HDC현대산업개발과 웰니스 레지던스 활성화 및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자산관리‧세무/상속 등 맞춤형 금융 서비스 제공 △시니어 특화 공간 내 금융‧비금융 프로그램 제공 △입주자를 위한 보증금 관리 신탁 등 주거상품 연계 금융 상품 개발 △하나은행 및 제휴사 혜택 지원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NS홈쇼핑과는 시니어 맞춤형 금융·쇼핑 결합 서비스 제공을 위해 손을 잡았다. 양사는 하나은행만의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 역량과 NS홈쇼핑의 시니어 고객 네트워크를 연계해 △하나더넥스트 라운지 세미나 개최 △시니어 맞춤형 공동 프로그램 운영 △양사 멤버십 혜택 교차 지원 △시니어 자산관리·은퇴 관련 콘텐츠 공동 제작 △온·오프라인 채널 공동 마케팅 등 진행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신한은행·JB금융 등은 핀테크와 손 잡고 임베디드 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네이버페이와 함께 '네이버페이 머니 통장'을 출시했으며 우리은행도 네이버페이와 손잡고 ‘우리은행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대출’·‘우리은행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대출’·'Npay 머니 우리 통장' 등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NH농협은행이 네이버페이와 제휴해 NH포인트와 Npay포인트를 1대1 비율로 전환할 수 있는 ‘양방향 포인트 전환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네이버페이의 ‘Npay biz’ 플랫폼에 개인사업자 전용 금융서비스 ‘Npay biz 신한 패키지’를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Npay biz 신한 패키지’를 통해 △정산통장 △사업자 대출 △전용 뱅킹서비스 △신용카드를 원스톱으로 제공해 개인사업자가 ‘Npay biz’ 안에서 사업과 금융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JB금융은 대출 중개·관리 플랫폼 '핀다'· 외국인 해외송금 플랫폼 '한패스' 등에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앞서 전북은행은 핀다와 함께 1금융권 자동차 담보대출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상품은 개인신용만으로는 대출 한도가 부족하거나 금리 조건이 높을 경우 내 차의 자산가치를 담보로 설정해 더 좋은 조건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임베디드 금융은 결제·대출·뱅킹·보험 등의 금융서비스를 비금융 플랫폼에 통합해 사용자가 기존에 사용하던 앱이나 서비스 안에서 자연스럽게 금융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전통적인 금융 모델은 소비자가 직접 금융기관에 접근해야 했지만, 임베디드 금융은 브랜드나 플랫폼의 기존 사용자 경험 안에서 금융을 직접 제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
2024년 국내 임베디드 금융 시장은 약 10억3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이며, 2029년까지 연평균 35.2% 성장해 약 56억2000만달러(약 7조6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제 금융은 독자적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환경이 되면서 이종 산업과 협업을 통한 고객 접점 확대는 선택이 아닌 생존 기반이 됐으며 금융과 비금융의 협력이 필수인 시대가 됐다"며, "최근 디지털 전환과 함께 고객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업계와 협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