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HDC아이파크몰, 감자·출점으로 탈출 시동[The SIGNAL]

첫 무상감자...자본금 1819억→500억 축소 2028년 서울원 프로젝트 3호점 오픈 예정 차입금 의존도 75%, 자기자본 -75억원 '위험' 최근 3년(2022~2024) 매출·영업익은 오름세

2025-11-05     이수민 기자
HDC아이파크몰 용산점 /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 수년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HDC아이파크몰이 설립 이래 첫 무상감자를 실시한다. 오는 2028년 서울원 아이파크몰 3호점 출점을 앞두고 본격적인 회계장부 정리에 나선 셈인데, 회사는 향후 신규 점포를 통해 수익 안정화를 꾀할 계획이다. 그러나 장기간 누적된 결손을 고려할 때 실질적 회복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아이파크몰은 지난달 27일 보통주 2638만주(72.51%)를 대상으로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1주당 액면가액은 5000원이다. 기존 1819억원이었던 자본금은 500억원으로, 결손금은 -1662억원에서 -234억원으로 축소된다. 이번 감자는 지난 2004년 HDC아이파크몰이 용산점(구 스페이스9) 영업을 시작한 이래로 처음이다. 

앞서 HDC아이파크몰은 용산점 개점 이후 약 18년 만에 '아이파크 고척' 내 고척점 2호점을 열었다. 오는 2028년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광운대역 일대에서 추진 중인 '서울원 프로젝트' 내 2만3000평 규모의 3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HDC아이파크몰 용산점 더가든 / HDC아이파크몰 제공 

◆20년간 자본잠식 '위험' 

HDC아이파크몰의 3호점 출점은 장기간 이어진 자본잠식 국면을 털어내고, 수익 구조를 정상화하려는 노력이다.   

HDC아이파크몰은 사업 초기인 2005년부터 자본잠식률 100%를 웃돌면서 불안한 재무 상태를 유지해왔다. 초기 사업 당시 운영비용을 대부분 외부로부터 조달했고, 용산역사에 대한 막대한 점용료(철도부지 점용 시 납부 비용)도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HDC아이파크몰의 2005년 당시 매출액은 380억원, 영업손실은 61억원이었는데, 점용료는 약 50억원 수준이다. 

초기부터 누적된 적자와 업황 부진으로 재무상태는 점차 악화됐다. 2005년 420억원이었던 미처리 결손금은 2015년 2314억원으로 10년만에 5배가량 늘어났다. 그해 자산총계는 4691억원, 부채총계 5514억원, 자본총계는 -824억원이었고, 차입금은 2467억원이었다. 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33억원, 263억원이었다.  

HDC아이파크몰의 지난해 말 자산총계는 7717억원, 부채총계는 7792억원, 자본총계는 -75억원으로 여전히 회사의 빚(부채)이 자산보다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초기 자본금은 1819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100%를 넘어섰다. 

◆ 2028년 3호점 출점 수익전환 '기대' 

만성적자에도 불구하고 HDC아이파크몰은 점포 투자를 위해 외부로부터 꾸준히 차입금을 조달했다. 2016년 용산점 증축, 2022년 고척점(2호점) 오픈으로 회사의 차입금은 2016년 2000억원대에서 지난해 5800억원대 규모로 늘어났고, 차입금의존도 또한 50%대에서 75%까지 뛰었다. 

투자에 따른 유의미한 성과는 있다. HDC아이파크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최근 3년(2022~2024년)간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8%, 2.9% 증가한 1503억원, 558억원이었다. 회사의 실질적인 체력을 보여주는 영업현금흐름도 2023년 460억원에서 지난해 847억원으로 2배가량 뛰었다. 

녹록지 않은 재무 여건 속에서도 회사는 신규 점포 출점을 통해 실적 반등과 재무안정화를 동시에 꾀한다는 구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HDC아이파크몰 매출비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용산점의 철도부지 점용계약이 만료까지 10년이 남지 않은 점도 실적 반등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