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뷰티, 인디 브랜드부터 ODM까지 ‘인재 확보’ 혈안

K뷰티 급성장, 인디 브랜드가 채용 시장 견인 ODM·OEM 기업, 기술·글로벌 인력 대거 모집 글로벌 직무, 디지털 가치사슬 전반 인재 확보

2025-11-04     김종효 기자
K뷰티가 한류 중심으로 떠오르며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계 전반에서 하반기 인재 채용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부스터스

|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 ‘K뷰티’의 외연 확대가 멈추지 않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디 브랜드의 존재감이 커지며 뷰티 분야 중소기업들이 인재 확보 경쟁에 불을 붙였다. K뷰티가 한류 중심으로 떠오르며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계 전반에서 하반기 인재 채용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부스터스, 더파운더즈, 코스맥스그룹 등은 경력직과 신입을 막론하고 대규모 채용을 단행했다. 이커머스 기업 컬리 역시 자체 뷰티PB(자체상표) 개발을 본격화하며 뷰티 조직을 재편했다. 인재 쟁탈전이 글로벌 성장 핵심 전략으로 부상한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인디 브랜드를 보유한 중소기업들이다.

부스터스는 글로벌 뷰티 브랜드 ‘이퀄베리(Equalberry)’를 앞세워 상반기부터 공격적인 채용에 나섰다. 부스터스는 8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47% 증가한 데 이어 북미·동남아·오세아니아 등 80개국으로 시장을 넓혔다. 매출 폭증세를 반영하듯 브랜딩·마케팅·디자인 등 전 부문에 걸친 채용이 진행 중이다. 

부스터스가 밝힌 주요 직무는 브랜드 마케터, 콘텐츠 PD, 비주얼·웹 디자이너,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터, 상품기획자, 화장품 구매 담당자 등이다.

최윤호 부스터스 대표는 “K뷰티는 인재들에게 글로벌 무대를 향한 도전의 장이 될 것”이라며 “회사 성장과 함께 커리어 확장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부스터스를 ‘포스트 더페이스샵 세대’의 성장형 브랜드로 꼽는다. 이퀄베리가 유럽 등 글로벌 유통을 본격 확장하는 움직임에 들어간 것도 인재 확보 경쟁을 가속화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더파운더즈도 아누아(Anua)의 글로벌 급성장세를 발판 삼아 올해 100명 이상의 경력직 채용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대비 매출이 약 3배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반기 추가 사옥 개소를 통해 채용 인력의 안정적 근무 환경을 마련했다. 

회사 관계자는 “아누아는 일본, 미국, 프랑스 등에서 누적 판매량이 5억개를 돌파하면서 브랜드 인지도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며 “해외 국가별 오피스 운영과 현지 마케팅 강화를 위해 인재 수혈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에이피알은 해외에서 빠르게 매출과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메디큐브 등의 사세 확장에 따라 최근 글로벌 뷰티 마케터 신입 채용을 진행했다. 국가별 사업 확장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시아, 북미, 중동, 유럽 등 글로벌 전역에 걸쳐 총 13개국 국가별 마케터를 선발했다.

이 같은 인디 브랜드 주도형 채용은 브랜딩 인력 중심에서 글로벌 사업 관리, 데이터 마케팅, 콘텐츠 기획자 등 디지털 전문직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인다. 인력의 ‘글로벌·디지털 복합형’ 전환이 K뷰티 업계의 뚜렷한 특징이 되고 있다.

K뷰티 시장 성장에 발맞춰 이커머스 업계도 뷰티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컬리는 최근 ‘뷰티컬리’ 사업 강화를 위해 시장 분석, PB 브랜드 개발, 마케팅 조직을 확대하는 중이다. 뷰티 MD, 마케팅, 플랫폼 전략기획 등 6개 직무에서 두 자릿수 채용을 진행했으며 연내 채용을 마치면 내년 상반기 중 자체 PB 브랜드 출범을 목표로 한다.

컬리 관계자는 “K뷰티 브랜드의 유통 허브로 자리 잡으려면 브랜드 발굴 능력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 큐레이션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뷰티의 글로벌 확산세는 제조 기반인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에도 인재 확보 압박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1위 ODM 기업 코스맥스그룹은 9월 하반기 공채를 실시해 R&I(Research & Innovation) 연구직뿐 아니라 해외 영업, 글로벌 협업 직무 등을 중심으로 신입사원을 대거 채용했다. 북미·동남아 등 코스맥스의 해외 매출 급성장도 인력 충원의 직접적 배경이 됐다.

코스맥스는 최근 인디 브랜드 맞춤형 솔루션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신흥 시장에서의 브랜드 콜라보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직무를 신설해 각국 파트너사와 협력할 인재를 뽑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K뷰티 공급망 구조가 다층화되면서 ODM 기업의 기획·외주 역량도 높아지고 있다”며 “유연한 사고와 실행력이 겸비된 인재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기업과 관련된 ODM 계열사들도 R&D 및 품질관리 인력을 확충하며 후속 인재 육성 체계를 강화 중이다. 업계는 글로벌 인증 기준과 ESG 요구가 강화되면서 화장품 공정개발·지속가능 포장 분야의 채용 수요도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K뷰티 채용 핵심 키워드는 ▲글로벌 ▲R&D ▲브랜드전략으로 요약된다. 글로벌 소비자 데이터 분석, 현지 인플루언서 마케팅, IP 기반 제품기획 등 국가별 맞춤형 전략이 중요해지면서 단순 영업·디자인 인력뿐 아니라 디지털 가치사슬 전반의 인재 확보가 이어지고 있다. AI기반 마케팅 툴 활용 경력자, 글로벌 직무 경험자, 카테고리 전문MD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인증(GMP·ISO) 및 현지화 형태의 제품 개발이 늘면서 ODM·OEM, 브랜드, 유통 전 분야에서 고용 확대가 동시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K뷰티 업계 채용 확대를 ‘핵심 경쟁력 확보 전쟁’으로 본다. 팬데믹 이후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글로벌 소비 접점이 넓어진 만큼 브랜드 포지셔닝을 세밀히 운영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려면 브랜드 스토리텔링, 데이터 기반 마케팅, 기술형 ODM 역량을 동시에 발전시켜야 한다”며 “채용 확대는 산업 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디 브랜드부터 ODM까지 K뷰티 벨류체인 전반이 급성장하면서 향후 2~3년 내 관련 분야 채용 규모가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글로벌 현지화 전략 중심의 인재 확보 경쟁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