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이글스 '독도' 비행 딴지 건 일본, 자위대 기지 내 한국 공군기 급유 거부

2025-11-02     김근현 기자
대한민국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편대가 서울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 한스경제=김근현 기자 | 일본 정부가 한국 공군기의 일본 자위대 내 급유를 허용하는 방안을 처음으로 추진했지만 무산됐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한일정상회담 직전 결정됐다는 후문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자국 내 자위대 기지에서 한국 공군기를 급유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최근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이달 초 한국 정부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이달 중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에어쇼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할 때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 기지에 들러 급유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일본 측에 요청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과 ACSA를 체결하지 않은 만큼, 이번 급유와 관련해 자위대법 일부 규정을 근거로 연료를 제공할 방침을 세웠다. 

한국군과 자위대 간 협력 기조에 따라 긍정적으로 검토됐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자위대가 급유를 제공해야 할 한국군 공군기인 블랙이글스 일부가 최근 독도 상공을 비행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후 급유 지원 계획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한국군 블랙이글스 편대가 지난달 28일경 독도 상공에서 인공 연기로 태극 문양을 그리며 비행한 것에 항의하는 서한을 한국 정부에 보냈다. 

블랙이글스는 당시 훈련차 독도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경주에서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 급유 지원 계획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요미우리가 보도했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지향하기로 했지만, 일본 정부 내에서 '이 사안(급유)은 이해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독도가 자국 고유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 측에 급유 취소 결정과 관련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영토 문제는 양보할 수 없지만 앞으로도 협력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