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MVP 등극’ 김현수의 질주는 계속… “반지 5개까지 가는 게 목표”

| 한스경제(대전)=류정호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김현수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며 커리어의 새로운 정점을 찍었다.

김현수는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그의 맹활약 속에 LG는 한화를 4-1로 제압하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통합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김현수는 5경기 동안 17타수 9안타(타율 0.529) 1홈런 8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기자단 투표 89표 중 61표(득표율 68.5%)를 얻어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세 번째 우승 반지를 낀 그는 이제 ‘3개 반지의 사나이’를 넘어 ‘5개 반지’를 향한 포부를 드러냈다.

김현수는 “너무 기분 좋다. 올해로 프로 20년 차인데, 한국시리즈에서 MVP를 받게 될 줄은 몰랐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항상 팀이 잘될 땐 동료 덕분에 버스를 탔다고 표현했지만, 이번엔 운전도 힘들더라”며 “좋은 선후배, 좋은 팀을 만나서 정말 감사하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정상의 자리에서도 김현수의 목표는 여전히 높았다. 그는 “올해까지 우승 반지가 세 개다. 제 목표는 다섯 개를 갖는 것”이라며 “혼자서는 불가능하지만, 지금의 동료들과 함께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꾸준함의 비결도 함께 털어놨다. 김현수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제답지 않은 성적을 냈다. 몸은 건강했지만 결과가 안 나오니까 시즌을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됐다. 시즌 초반엔 버티는 데 집중했고, 이후에는 그걸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우승하면 많이 울 줄 알았는데, 막상 눈물이 안 나더라”며 웃었다.

어엿한 베테랑이 된 김현수는 신인 시절의 자신을 돌아봤다. 200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048로 부진하며 마지막 경기에서 병살타를 치고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눈물을 쏟았던 기억이다.

그는 “2008년의 나에게 ‘그냥 못해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그때의 실패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좋은 선배들이 많이 다독여줬고, 그 덕분에 더 단단한 선수가 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2008년의 눈물은 2025년의 웃음으로 바뀌었다. 스무 해를 뛰어넘은 김현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LG의 ‘살아 있는 전설’로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