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포커스] "가입은 쉬운데 받긴 어려워"…올해 보험금 지급지연 '1조원' 육박해
보험금 지급지연율, 올 상반기 9.3%…'사상 최대'
|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올 상반기 국내 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 10조6416억원 중 9849억원(9.3%)이 기한을 넘겨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험금 10건 중 1건 가까이가 약속된 기한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의원(국민의힘)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험금 지급지연율은 2020년 6.8%·2021년 8.1%·2022년 8.4%·2023년 8.3%·2024년 8.6%로 매년 상승세를 이어왔으며, 올해 상반기 9.3%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생명보험사(생보사)가 손해보험사(손보사)보다 보험금 지급이 늦는 경향이 뚜렷했다. 2025년 6월 기준 손보사의 보험금 지급지연율은 평균 8%인 반면에 생보사는 무려 20%에 달했다.
생보사 중에서는 KDB생명의 지급지연율이 52.9%로 가장 높았다. 상반기 지급된 70억원 중 37억원이 기한을 넘겨 지급된 것이다. 뒤를 이어 신한라이프가 52.8%로 2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지급된 보험금 889억원 가운데 469억원이 기한 내 지급되지 못했다. iM라이프도 지급지연율이 50%로 뒤를 이었다.
반면 라이나생명은 올 상반기 1838억원 중 83억원만 지연 지급하며 4.5%로 가장 낮은 지연율을 기록했다. 이어 한화생명(7.1%)·처브라이프(10.0%)의 순으로 상대적으로 원활한 보험금 지급이 이뤄졌다.
손보사 가운데서는 NH농협손해보험의 지급지연율이 27.8%로 가장 높았다. 올해 상반기 보험금 668억 원 중 186억 원이 제때 지급되지 않았다. 메리츠화재와 라이나손해보험이 각각 18.8%로 그 뒤를 이었다. 메리츠화재는 5205억원 중 978억원을, 라이나손해보험은 229억원 중 43억원을 지연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캐롯손해보험은 사실상 0%로 보험금이 모두 기한 내 지급됐다. 이어 2024년부터 보험금 지급을 시작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0.3%)과 삼성화재(3.8%)이 낮은 지연율을 기록했다.
이양수 의원은 "올 상반기에만 지연 지급된 보험금이 9849억 원에 달하고, 보험금 지급지연율이 5년째 오르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며, "보험금은 약속된 금액을 제때 받는 것이 기본인데, 가입은 쉽고 받기는 어렵다는 불만이 나오는 만큼 금융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