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 美-中, 틱톡 합작법인 출현 목전...양국간 시각차 달라
미국내 틱톡 사업권 분리 전격 합의...오라클이 핵심 보안 전담
| 한스경제(상하이)=강은수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 1년 넘게 이어진 협상 끝에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의 미국 사업권이 중국으로부터 분리되는 방향으로 합의가 도출됐다. 새로운 합작법인 신설을 통해 미국 내 틱톡 운영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사용자 데이터 관리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려는 미국 정부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중국은 다소 모호한 태도로 양국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CNBC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틱톡의 미국 사업을 미국인 투자자와 이사진이 다수를 차지하는 새로운 합작법인이 담당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합의에 이번 주 후반에 서명할 예정이며, 이후 120일의 추가 유예 기간 동안 세부 사항 조율과 투자자 확정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양국이 지난 14일 틱톡의 미국 내 운영을 둘러싼 합의안을 도출한 이후 19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통화에서 이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측은 이번 합의가 도출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미국 법 외에도 중국 측의 법적 요건을 충족시켜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합의에 따르면 새로운 합작법인의 지분 약 80%는 미국 투자자들이 소유하며 모회사인 바이트댄스(ByteDance)의 지분은 20% 미만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현재 오라클과 사모펀드 실버 레이크 매니지먼트 등이 주요 미국 투자자로 거론되고 있으며, 최소 12곳의 투자자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법인의 이사회는 국가 안보 및 사이버 보안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로 구성된다. 이사회 총 7석 중 6석은 미국인이, 나머지 1석은 바이트댄스가 지명하는 인물이 차지하게 된다. 다만, 바이트댄스가 임명한 이사는 보안 위원회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이는 틱톡의 운영 투명성과 미국 사용자 데이터 보호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틱톡 미국 사업권 매각의 핵심 쟁점이었던 '알고리즘'은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바이트댄스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운영하고 데이터 보안 감독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오라클은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을 미국 내에서 처음부터 재학습해 미국판 알고리즘을 구축하며 미국 정부와 협력해 소스 코드 검토와 보안 감시를 맡게 된다.
레빗 대변인은 “오라클은 틱톡 플랫폼 내 미국 사용자 데이터의 안전과 보안을 독립적으로 감시할 것”이며 “미국인들의 데이터는 중국의 접근 없이 오라클이 미국 내에서 운영하는 서버들에 저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알고리즘은 미국 내에서 학습·재학습되어 운영될 것이며, 바이트댄스의 통제 범위 밖에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이번 합의의 기대효과로 틱톡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향후 4년간 미국에서 최대 1780억달러(약 248조원) 규모의 경제 활동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 틱톡은 사용자가 1억7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젊은 층에 인기가 높다. 그러나 모회사가 중국의 바이트댄스라는 점에서, 중국의 개인정보 탈취나 해킹에 이용될 수 있다는 보안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됐다.
이에 미국은 지난해 4월 미 의회는 바이트댄스의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금지하겠다는 ‘틱톡금지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바이트댄스는 지난 1월19일까지 지분을 강제 매각해야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4차례 유예되면서 오는 12월 16일까지 법률 시행이 연기된 상태이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아직 초기 단계로, 양측은 세부 사항 조율, 법적 장벽 해소, 최종 투자자 그룹 확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반면 중국 공산당은 백악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의에 대해 명확한 승인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어 양측간 온도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중국은 이전 미국의 틱톡 강제 매각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으며, 미국이 틱톡 플랫폼의 성공 뒤에 ‘갱스터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관련 기업의 의사를 존중하며 시장 규칙에 따라 생산적인 상업 현상을 진행하고 중국 법률 및 규정을 준수해 이익의 균형을 이루는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차별 없는 사업 환경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이후 백악관의 오라클이 데이터 운영을 담당할 것이라는 보도에도 중국은 “이미 입장을 밝혔다”고 일축한 바 있다.
이번 결정으로 틱톡은 미국에서 생존활 수 있게 됐지만, 이 사업이 어떤 형태를 취할지, 궁극적으로 누가 지배하게 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