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솔라나 ETF, 뉴욕증시 상장 가시화···‘제2 전환점’ 열리나
내달 13일 솔라나·XRP 선물 옵션 출시 예정 도지코인 등 다른 가상자산 새로운 상장 기준 될 듯 가상자산 투자시 반드시 전문가 조언 필수
|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가상자산 시장이 또 한 번의 분수령을 맞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완화와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선제적 행보가 맞물리면서 솔라나와 리플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CME그룹은 오는 10월 13일부터 솔라나와 리플(XRP) 선물 옵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신상품 출시에 그치지 않고, 기관 투자자들의 급증하는 수요에 대한 직접 대응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3월 상장된 솔라나 선물 계약은 223억달러, 5월 출시된 리플 선물은 162억달러 규모로 거래되며 단기간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주요 유동성 공급업체들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외에도 다양한 암호화폐 상품에 대한 헤징 수단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SEC의 규제 패러다임 전환이 자리한다. 더블록에 따르면 SEC는 최근 ‘일반 상장 기준’을 승인해 ETF 승인 절차를 기존 최대 240일에서 75일로 단축했다. 지난해 그레이스케일의 법원 판결 승리와 폴 앳킨스 신임 의장 취임이 이 같은 변화를 이끈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SEC가 미국 최초의 다중 암호화폐 ETP인 ‘그레이스케일 디지털 라지캡 펀드(GDLC)’에 솔라나와 리플을 포함시킨 것은 과거 이들 자산을 증권으로 분류했던 입장을 사실상 뒤집은 조치로 해석된다.
CME의 파생상품 상장과 SEC의 제도 개편은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 SEC는 현물 ETF 심사 조건으로 해당 자산의 선물 상품이 규제된 거래소에서 최소 6개월 이상 거래돼야 한다고 규정한다. CME의 선물·옵션 출시는 이 조건을 충족시켜 현물 ETF 승인을 위한 결정적인 선행조건을 제공한다는 분석이다.
시장 기대감은 벌써부터 고조됐다. 블룸버그 ETF 분석가들은 솔라나와 리플 현물 ETF 승인 확률을 95%로 전망했다.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도 리플 98%, 솔라나 91%라는 높은 수치가 제시됐다. 디지털 자산 운용사 갤럭시는 “도지코인 등 다른 자산들도 새로운 상장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암호화폐 ETF 물결이 두 종목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가상자산 시장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규제 명확성과 제도권 진입로 마련이 대규모 기관 자금 유입을 촉발할 것”이라며 “암호화폐가 투기적 자산을 넘어 제도권 금융자산으로 도약하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김대중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상자산 시장이 투기에서 투자로 전환되는 시기임에는 틀림없으나, 투자를 할 때는 전문가의 조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