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나, 이더리움 제치고 '제2 비트코인'으로 부상하나

이더리움보다 4000배 빠른 처리속도, 기술력이 판 바꿔

2025-09-18     전시현 기자
/솔라나 로고

|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가상자산 솔라나(SOL)가 시가총액 1155억달러(약 156조원)를 기록하며 가상화폐 순위 6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한때 '이더리움 킬러'로 불렸던 솔라나가 이제는 독자적 생태계 구축에 성공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솔라나는 이날 오전 246.68달러에 거래되며 지난달 대비 24.61%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만 8.27% 상승했고, 1년 기준으로는 53.01% 오름세를 기록했다. 업계는 솔라나의 이런 성장세가 단순한 투기 열풍을 넘어 실질적 기술력과 활용도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했다.

솔라나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압도적인 거래 처리 속도에 있다. 솔라나 재단 공식 자료에 따르면 초당 6만5000건 이상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어 초당 15건 수준인 이더리움을 4000배 이상 압도한다. 거래 확정 시간도 1~2초에 불과해 기존 블록체인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거래 수수료 측면에서도 솔라나의 우위는 뚜렷하다. 솔라나 백서에 따르면 거래 수수료는 0.000005 SOL(약 0.001달러)로 이더리움 대비 현저히 낮다. 이더리움 거래 수수료가 네트워크 혼잡 시 수십달러까지 치솟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승인된 '알펜글로우(Alpenglow)' 업그레이드가 합의 효율성을 높이고 블록 확정 시간을 150밀리초로 단축해 속도를 100배까지 향상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솔라나가 단순한 '이더리움의 대안'을 넘어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8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2시 7분 기준 솔라나 시세가 246달러로 급등하고 있다. / 코인마켓캡

솔라나 생태계의 성장 속도는 구체적인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다. 디파이스캔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솔라나 네트워크의 총예치금(TVL)이 사상 최고치인 34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00% 증가한 수치다.

특히 대출 부문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 생태계 TVL은 35억5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이러한 성장을 견인한 것은 지난달 28일 출시된 '주피터 렌드의 성공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디파이스캔 분석에 따르면 주피터 렌드는 출시 첫 24시간 내 5억달러 이상의 TVL을 기록하며 솔라나 디파이 생태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주피터 렌드는 40개 이상의 금고와 200만달러 이상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사용자 예치금을 자동으로 최적 수익률로 라우팅하는 혁신적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한 가상화폐 전문가는 "이더리움에서 에이브(Aave) 출시가 토큰 가격 상승을 견인한 사례처럼, 성공적인 디파이 플랫폼은 솔라나 가격 상승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솔라나 현물 ETF 승인에 대한 시장의 뜨거운 기대감이다. 코인스피커 보도에 따르면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에서 올해 말까지 솔라나 ETF 승인 확률을 99%로 예측하는 베팅에 20만달러가 걸렸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솔라나 ETF 승인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에크, 프랭클린 템플턴, 피델리티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솔라나 ETF 신청서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승인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솔라나가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과거 잦은 네트워크 다운으로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던 것이 대표적인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높은 처리 속도를 위해 도입한 병렬 처리 방식이 오히려 중복 거래와 스팸 공격에 취약점을 노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솔라나는 '파이어댄서(Firedancer)' 업그레이드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파이어댄서는 솔라나 네트워크의 안정성과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는 새로운 검증자 클라이언트를 말한다.

업계는 올해 말 메인넷 통합 예정인 파이어댄서가 성공적으로 도입되면 솔라나의 기술적 완성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솔라나가 '빠르지만 불안정한 네트워크'라는 기존 인식을 완전히 탈피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기술력과 생태계, 기관투자가 동시에 성장하면서 전문가들은 솔라나 가격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투자전문 사이트 Axi는 "올해 말까지 솔라나 평균 가격을 294달러로 예상한다"며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949달러까지 상승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김대중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내년에는 솔라나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투기에서 투자로 완전히 전환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가상자산 투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