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 우려 딛고 오라클이 증명한 성적표…반도체 ETF, 수익률 '쭉쭉'

최근 일주일 새 국내 전체 ETF 수익률 상위 다수 차지

2025-09-15     김유진 기자
지난달 부진했던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이달 들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은 반도체칩. /사진=연합뉴스

| 한스경제=김유진 기자 | 지난달까지만 해도 'AI 버블론'에 휘말려 부진했던 반도체 업종 주가가 9월 들어 강력한 상승세로 전환하며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오라클이 '미라클' 실적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주요 AI기업들의 호실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5일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국내 전체 ETF 수익률 상위 5개 중 4개가 반도체 관련 상품으로 집계됐다.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가 27.19%의 수익률로 선두를 차지했고, KODEX 반도체레버리지(24.05%), TIGER 200IT레버리지(23.32%),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15.33%) 순으로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 ETF'는 '에프엔가이드 반도체TOP10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리노공업 등 국내 반도체 상위 10개 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SK하이닉스에 특화된 투자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자산운용의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 ETF'는 에프엔가이드 SK하이닉스밸류체인 지수를 추종하며, SK하이닉스와 관련 밸류체인 기업들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 샘 올트먼 "AI, 닷컴버블과 유사"

지난 8월 반도체 관련 ETF들은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챗GPT를 개발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0여년 전 닷컴버블과 유사하다"고 발언한 직후 미국 증시에서 M7(Magnificent 7)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며 글로벌 기술주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월 한달간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5.58%), TIGER 200IT레버리지(-2.04%), KODEX 반도체레버리지(-0.92%) 등이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글로벌 주요 AI 기업들이 잇달아 호실적을 발표하고, 대형 수주 소식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반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나란히 52주 신고가와 역대 최고가를 각각 경신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 2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수요 폭증과 메모리 시장의 구조적 회복세가 맞물리면서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