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완파한 홍명보호, 멕시코전서 월드컵 본선 경쟁력 증명할까
|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미국을 완파한 홍명보호가 멕시코전을 기점으로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한국 시각)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멕시코와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멕시코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이자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으로, FIFA 랭킹 13위에 올라 있다. 한국(23위)보다 10계단이나 높은 강호다.
앞서 대표팀은 7일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에서 열린 미국과 친선경기에서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 이동경(김천 상무)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완승했다. 무엇보다 홍명보 감독이 새 플랜으로 내세운 백3 수비 전술이 합격점을 받으며 큰 성과를 거뒀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한범(미트윌란),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으로 구성된 백3는 힘의 축구를 구사한 미국을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 윙백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과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까지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수비와 공격의 균형도 끌어올렸다.
다만 후반 들어 집중력이 떨어지고 볼 배급이 매끄럽지 못한 장면은 아쉬움을 남겼다. 홍명보 감독이 강조한 백3가 플랜B가 아닌 플랜A로 자리 잡으려면 멕시코전에서 완성도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가 뚜렷해졌다.
멕시코는 7일 일본과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지만, 라울 히메네스(풀럼), 에드손 알바레스(페네르바체), 이르빙 로사노(산토스 라구나) 등 주축 멤버들이 총출동했다. 산티아고 히메네스(AC 밀란)까지 더해진 멕시코의 공격진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조직적으로 강하고 개인 능력에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한 만큼, 단순한 공격 차단을 넘어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이 필수적이다. 미국보다 훨씬 까다로운 상대로 꼽히는 이유다.
또한 이번 경기의 의미는 단순한 평가전을 넘어선다. 홍명보호가 출범 이후 1년이 지났음에도 팬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지 못한 탓이다.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 아시아권 약체를 상대로 흔들린 모습,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결승에서 일본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무는 등 여러 이유가 부정적인 여론으로 이어졌다. 미국전 승리에도 “월드컵 본선에서 강호를 넘을 수 있느냐”는 질문은 여전하다.
멕시코전 승리는 곧 여론 반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우연한 승리’가 아닌 내용과 결과를 동시에 가져와야 한다.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백3 전술이 또 한 번 안정감을 발휘하고 교체 자원 투입 후에도 경기력 유지가 가능하면, 월드컵 본선을 향해 자신감을 더할 수 있다.
한국과 멕시코의 역대 전적은 14경기 4승 2무 8패로 한국이 열세다. 그러나 2026년을 향한 과정에서 이번 맞대결은 단순한 승패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홍명보호가 멕시코전에서 여론을 뒤집고, 월드컵 청사진을 더욱 선명하게 그려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