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 침체에도 GA는 웃음"…한화금융서비스·인카금융 실적 '두각'
상반기 '제판분리'에 GA 성적표 교차…한화금융서비스 날고 미래에셋생명서비스 주춤 업계, "IFRS17 도입 후 대형 GA 부상..."영업조직 운영력이 실적 가를 것"
|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후퇴한 가운데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의 실적은 오히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신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보험사들이 수익성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전환하면서 보장성 보험 계약에 강점을 갖고 있는 GA 채널의 중요성이 커진 영향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GA들은 올 상반기 영업력 강화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힘입어 실적 성장을 이루었다. 특히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인카금융서비스 등의 대형 GA들이 선전하며 시장을 견인했다.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화금융서)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69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1%가 증가했다. 이는 설계사 조직 확대와 체계적인 교육 및 육성 시스템이 실적을 뒷받침한 덕분이다.
한화금융서의 6월 말 기준 소속 보험설계사 수는 3만5705명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약 4700명이 증가했다. 13회차 정착률은 55.7%로 지난해 동기 대비 6.0%포인트(p)가 상승했으며 25회차 유지율은 지난해 말 대비 16.3%p가 상승한 80.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화금융서의 자회사이자 한화생명의 손자 회사인 피플라이프는 당기순이익이 2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3억원) 대비 331.7%가 증가했다.
국내 대표 기업형 법인대리점인 인카금융서비스(인카금융)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4689억원에 당기순이익은 3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8.3%와 20%가 증가한 것이다. 인카금융의 이 같은 성과는 영업조직의 생산성 극대화는 물론 자체 디지털플랫폼인 카링을 통해 고객 접점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굿리치는 올해 상반기 매출 3056억원에 영업이익 221억원으로 7.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굿리치가이 같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 인수 후 본격화된 디지털 기반 마케팅 전략이 실적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올해 7월 기준 굿리츠의 월납보험료 실적은 52억원으로 지난달 대비 55%가 증가했으며 이는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것이다.
삼성화재금융서비스와 신한금융플러스도 올해 상반기 16억원과 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처럼 GA 업계가 올해 전반이 고른 실적 개선세를 보인 배경에는 보험사들의 경영 전략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이 지급여력비율(K-ICS) 관리를 위해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대에 주력하면서, 보장성 보험 중심의 신계약 확보 경쟁이 치열햐지면서 GA 채널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특히 유연한 채널 운영과 대규모 설계사 조직을 보유한 대형 GA의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는 보험사들이 보험서비스마진(CSM) 확보를 위해 무해·저해지형 보장성 보험 상품의 판매 비중을 늘리면서 설계 중심의 맞춤형 상품 판매가 GA 실적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GA 내부적으로도 이연 수익 증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연 수익은 과거 체결된 계약이 유지되며 시간이 지나 인식되는 수익으로 지난해 신계약 실적이 좋을수록 이듬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GA 수수료 수익 구조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상승 흐름 속에서도 미래에셋생명의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미래금융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0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동기 대비 74.9%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미래금융서는 외형 확대보다 내실 경영에 방점을 두고 계약 품질과 내부 통제에 집중해왔다. 올해 6월 기준으로 미래금융서의 13회차 계약 유지율은 생보가 93.09%, 손보가 90.57%로 업계 최상위권이며 25회차 유지율은 생보 77.33%에 손보 81.59%로 견조한 수준이다.
같은기간 미래금융서의 불완전판매율은 생보가 0.03%이며 손보는 0.01%로 안정적이다. 다만 설계사 수 정착률은 46.78%로 업계 평균에 못 미친다.
업계에서는 제판분리 전략의 대표 주자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실적이 엇갈린 것에 대해 영업조직 운영 역량이 실적을 가르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GA 채널의 실적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설계사 규모·정착률·계약 유지율 등이 실적 격차를 벌린 주 원인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GA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이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강화하면서 GA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며, "설계사 리크루팅과 정착률, 그리고 계약 품질 관리가 GA의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조직 운영 역량에 따라 실적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