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카드업계 연체율 개선 '뚜렷'...홈플러스 악재에 롯데카드만 홀로 '흔들'
상반기 7개 전업 카드사 연체율 1.80%...전분기 대비 0.07%p 하락 롯데카드 연체율 홀로 수직 상승...홈플러스 부실이 건전성에 '발목'
|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국내 카드업계가 연체율을 비롯한 건전성 지표에서 뚜렷한 개선을 보인 가운데 롯데카드만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롯데카드의 카드론·팩토링 중심의 포트폴리오와 더불어 사모펀드 지배구조라는 구조적 리스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카드)의 연체채권비율(1개월 이상) 평균은 1.80%로 전분기(1.87%) 대비 0.07%포인트(p) 낮아졌다. 지난 1분기 이후 카드론 심사 기준 강화, 리볼빙 이용 한도 조정, 대손충당금 확충 등이 연체율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카드사 별로 살펴보면 올 상반기 기준 현대카드의 연체율(0.84%)이 가장 큰 개선을 나타냈다. 이어 KB국민카드, 하나카드도 각각 연체율이 0.21%p, 0.15%p 떨어졌으며,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역시 연체율이 0.05%p씩 소폭 낮아졌다. 우리카드의 경우 연체율 변화가 없었다.
반면, 같은 기간 롯데카드의 연체채권비율은 2.32%로 업계 평균을 0.52%p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홈플러스 관련 부실, 팩토링 위주의 대출 포트폴리오 등이 건전성에 직접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전분기 대비 연체율을 무려 0.38%p 끌어올렸다.
또한 NPL(부실채권) 비율도 2.37%로 나타나, 2024년 상반기(1.36%)에 비해 무려 1%p가 상승했다. 다른 카드사들이 NPL 비율을 1%대 중반 이하로 관리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부실채권 비중이 매우 높은 셈이다.
롯데카드의 건전성 부진은 같은 지난 3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홈플러스의 부실과 연관성이 깊다. 롯데카드는 2019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되며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분리된 이후 사모펀드인 MBK에 편입됐다. 홈플러스 역시 MBK가 대주주인 계열사다.
이는 홈플러스가 온라인 유통업체와의 경쟁 심화, 오프라인 매출 정체, 점포 매각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영업력이 약화된 가운데 신용등급 하향 등 자금 조달력 악화가 겹치면서 채무 상환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롯데카드는 지난 2월 홈플러스 관련 부실채권 약 793억3800만원을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롯데카드의 당시 자기자본(약 3조6025억원)의 약 2.2%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해당 부실채권은 회수가 쉽지 않은 '고정이하채권'으로 분류되어 롯데카드 연체율을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롯데카드는 상반기 보고서를 통해 "당사는 법률검토 등을 통해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에 대응할 예정이다"라며, "향후 제출되는 회생계획안에 따른 영향을 분석해 추가적으로 합리적인 회수예상가액을 추정하여 재무제표에 반영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롯데카드의 경우 수익 포트폴리오에서 높은 카드론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 역시 롯데카드의 연체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카드론의 경우 중저신용자들의 수요가 높은 데다 소상공인의 비중도 상당한 만큼, 경기 둔화 국면에서 연체율이 오르는 경향이 크다. 올 상반기 기준 롯데카드의 전체 수익 중 카드론 비중은 26.8%로 7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롯데카드의 경우 전체 수익에서 카드론 비중이 높아 경기 및 금리 충격에 민감한 상태에서 홈플러스 기업회생이라는 악재가 겹쳤다"고 분석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롯데카드가 리스크 관리 체질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연체율 상승세가 단기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수익 구조가 카드론 등 고위험 자산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 경기 사이클 변화에 따라 연체율이 변동하는 '민감도'가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