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수수료 개편 예고...초대형 GA 독주 가속화되나

수수료 최대 7년 분할 지급·소비자 공개 확대…중소형 GA, 설계사 확보 ‘직격탄’ 당국 "이직 줄이고 계약 유지율 높일 것"...업계 "대형 GA·자회사형 GA 독주 가속화"

2025-08-25     이지영 기자
 내년 하반기부터 보험업계는 자본력 중심의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사진/쳇 gpt

|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  내년 하반기부터 보험업계는 자본력 중심의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보험판매수수료 개편안 시행으로, 선지급 중심의 수수료 구조는 축소되고, 대형 GA가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의 구조적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2026년 7월부터 GA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에 '1200% 룰'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1차년도 수수료뿐 아니라 정착지원금과 각종 인센티브까지 포함해, 과도한 사업비 지출을 억제하고 보험사의 비용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이는 GA를 둘러싼 규제와 환경 변화는 보험업계의 전환점을 예고하며, 향후 시장의 판도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인다.

개편안은 ‘1200% 룰’ GA설계사로 확대 뿐만 아니라 ▲수수료 분급 기간을 기존 2년에서 최대 7년으로 연장하며, ▲설계사의 수당을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개편을 통해 선지급 수수료를 줄이고, 분할 지급 수수료를 늘려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고, 설계사의 이직을 제한해 계약 유지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금융당국은 이번 개편을 통해 설계사 간 수수료 경쟁 완화, 보험계약 유지율 개선, 이직률 감소 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속 가능한 보험시장으로 전환을 유도하려는 의도다.

업계에서는 개편안 시행 전인, 내년 상반기까지 설계사간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급여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보험사와 GA는 설계사의 이직을 막기 위해 정착 지원금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법인보험대리점(GA)은 비용 효율성까지 갖춘 핵심 판매 채널로 부각되며, 유연한 조직 구조 덕분에 보험사(원수사)의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전속설계사 조직을 운영하는 데에는 고정비, 지점 유지비, 설계사 교육 및 훈련 비용 등 상당한 비용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GA 모델이 더욱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신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지급여력비율(K-ICS) 강화를 위해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대에 집중하는 보험사들은 GA 채널의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전속설계사 및 5000명 이상 GA 소속 설계사 수는 32만1308명에 달하며, 전년 말 29만9453명 대비 7.3% 증가했다.

2019년에는 '1200%룰'과 보험판매수수료의 분급 1~2년 제도가 시행된 이후,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보험사의 자회사형 GA와 일부 독립 GA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초대형 GA'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최근 생명보험사들은 전속 설계사 조직을 자회사 GA로 이전하거나 분사하는 제판분리(제조·판매 조직 분리)를 진행했다.

수수료 분급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초기 지급되는 수수료가 줄어들게 돼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소형 GA들은 설계사들의 이직을 막기 위한 정착지원금 제공이나 추가적인 인센티브 지급도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업계는 이번 수수료 개편안이 보험시장의 자본력 중심 구조를 고착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분배 방식의 장기화가 계약 유지율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형 GA들은 설계사 유치와 리크루팅에서 치명적인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며 "결국, 대형 GA와 중소형 GA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자본력 있는 GA가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