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대우 맞대결' 개포우성7차 재건축, 23일 최종 승자 가린다

반포3주구 이후 5년 만의 리턴매치 삼성·대우 총력전…조합원 선택이 승부 가른다

2025-08-20     한나연 기자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 단지 전경./대우건설

|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올해 하반기 강남권 최대어 재건축 사업의 수주전 승자가 이번 주말 가려진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맞붙는 개포우성7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리면서다. 두 건설사가 총력전을 펼친 만큼 결과에 따라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우성7차 재건축 조합은 오는 23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투표에 들어간다. 사업 규모는 예상 공사비 약 6778억원으로, 개포택지개발지구 내 재건축의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이번 수주전은 지난 2020년 반포주공3주구 이후 5년 만에 성사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재대결이다. 당시 삼성물산이 52%의 득표율로 대우건설을 따돌리고 시공권을 가져갔다. 업계는 이번 대결 역시 두 회사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로 보고 있다.

먼저 삼성물산은 개포우성7차를 ‘주택 명가 재건’의 상징 단지로 내세우며 브랜드 파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제안한 공사비는 3.3㎡당 868만9000원으로 조합 예정가보다 낮췄고, 공사 기간은 43개월로 인근 단지보다 짧게 제시했다. 착공 전까지 발생할 수 있는 물가 변동분도 최대 100억원까지 삼성물산이 자체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입주 후 3년간 전담 A/S센터 운영, 인공지능 기반 사후관리 앱 ‘헤스티아 2.0’, 마감재 원산지 전수조사 등 차별화된 품질관리 방안도 부각했다. 이와 함께 한도 없는 최저 금리 책임 조달, 분양 계약 완료 30일 내 환급금 100% 지급 등 금융 혜택도 조합원들에게 제시했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은 “혁신적 대안설계와 압도적인 기술력이 담긴 다양한 특화 제안 속에서도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심도 깊은 고민을 했다”며 “최상의 사업조건을 바탕으로 조합원에게 최고의 혜택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단지명 ‘써밋 프라니티’를 제안하고, 대표이사까지 직접 현장을 찾아 표심 잡기에 나섰다. ‘조합 계약서 100% 수용’을 공언한 데 이어, 책임준공확약 사업비 조달 금리 CD+0.0% 등의 사업 조건을 제시했다.

특히 입찰 마감 전 ‘책임준공확약서’를 제출해 정해진 기한 내 준공을 보장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공사비 상승이나 갈등으로 인한 공사 지연 우려를 최소화해 조합원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개포우성7차 재건축은 강남구 일원동 일대 1987년 준공된 기존 단지(802가구)를 최고 35층, 1122가구 규모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으로, 입지적·상징적 의미가 크다. 강남권 핵심 정비사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승자가 향후 압구정·대치 등 대규모 사업지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에서만 5조7195억원이 넘는 신규수주를 달성하며 ‘주택사업 명가’의 부활을 선언했다. 대우건설 역시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 44조9933억원 중 도시정비사업 수주잔고가 20조9150억원으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이다. 또 김보현 사장 취임 이후 사실상 첫 강남권 재건축 도전인 만큼, 이번 결과에 따라 경영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실제 김 사장은 수차례 사업지를 방문하면서 수주의지를 피력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김보현 사장의 방문은 개포우성7차 재건축사업 수주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마지막까지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며 개포우성7차를 개포지구내 최고의 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전사 차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주전이 과열 양상을 띄자 강남구청은 지난 6일 양사 관계자들을 각각 불러 ‘과잉 경쟁 자제’를 구두로 주의하는 행정지도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에는 조합에도 공문을 보내 홍보 지침에 맞는 경쟁을 하도록 단속하라고 주문했다. 23일 조합원들의 선택이 강남권 재건축 판도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