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30년' 카드 전문가 등판...조창현號, PLCC 강화·노사관계 회복 '특명'

GPCC·PLCC·카드영업 등 두루 경험...실무형 리더로 평가 임기 첫 행보로 노조 사무실 방문 등 내부 결속에 나서

2025-08-06     이나라 기자
조창현 현대카드 신임 대표. / 현대카드 제공

|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현대카드가 카드사 30년 경력을 지닌 조창현 신임 대표를 선임한 가운데 그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30일 임시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조창현 카드영업본부장(전무)을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의 임기는 2028년 7월 30일까지 3년이다.

1970년생인 조창현 대표는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지난 2004년부터 2017년까지 현대카드에서 근무했다. 이후 그는 글로벌 지식 플랫폼 기업인 에스티유니타스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9년부터 현대캐피탈 금융본부장(상무)으로 복귀했다.

이후 그는 2021년 현대카드 전략사업본부장(상무)으로 자리를 옮긴 뒤 일반 신용카드(GPCC)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본부장(상무), 카드영업본부장(전무)를 역임했다. 이에 현대카드 안팎에서는 그를 두고 실무형 리더로서 향후 신용카드 사업, 조직 통솔 등 실질적인 회사 경영을 전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 대표의 첫번째 과제는 독점하고 있던 PLCC 동맹의 재구축이 거론된다. 현재 현대카드의 PLCC 사업은 동맹사들의 제휴기간 만류를 앞두고 재계약이 불투명해지는 등 독자적으로 준비해오던 PLCC 사업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카드가 독점하고 있던 PLCC 파트너사인 스타벅스는 제휴기간 만류를 앞두고 삼성카드와 배달의민족은 신한카드와 신규 제휴를 맺었다. 더욱이 신한카드는 최근 배달의민족 제휴 카드를 이미 출시했다. 

이에 현대카드는 양사와의 재계약을 염두해 두고 협상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두 기업과의 재계약이 성사되지 못할 경우 현대카드의 입장에선 다음 제휴 기업의 이탈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대한항공·무신사·네이버 등의 기업과도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PLCC는 카드사와 해당 기업이 1:1로 파트너십을 맺고 제휴를 맺은 기업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용카드다. ​그러나 현대카드에 있어 PLCC는 단순한 신용카드 제휴를 넘어 전(全)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데이터를 구축하는 거대한 연합체의 의미를 지닌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현재까지 패션·게임·뷰티·항공을 비롯해 20곳의 기업들과 데이터 공유·해외 순방 등 관계 구축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또한 현대카드의 경우 PLCC 동맹사 영입 시 장기적인 안목으로 꼼꼼하게 선정하는 만큼 업계 안팎에선 스타벅스와 배달의민족의 이탈이 뼈아플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12월부터 난항이 이어지고 있는 임금단체협상(임단협) 등 노조와의 관계 개선도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꼽힌다.

현대카드 노사는 지난해 12월 임단협을 위한 상견례 이후 23차례의 협상을 진행했지만 임금인상률을 두고 양측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은 올해 업황을 고려해 3.5% 인상을 제시한 반면, 노조는 7%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노조는 최근 협상의 진전이 없자 6월부터 김영주 노조위원장의 출근길 시위와 중식 시위에 이어 정태영 부회장과의 직접 협상을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사측에 보내는 등 노사 관계가 격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조 대표가 취임 첫날인 지난 1일 첫 행보로 노조 사무실을 방문한 것은 노조와의 관계 개선에 물꼬를 트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임금 협상에 대해 노사가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 안팎에선 조 신임대표에 대해 카드사 실무부터 임원까지 모두 겪은 베테랑인 만큼 현대카드의 당면 과제인 PLCC 강화는 물론 노사관계 회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대내외로 다소 곤란한 상황에 놓여있는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조 대표의 경우) 30년 이상 카드사에 몸 담은 경력자인 데다 내부의 인망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만큼 대내외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