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기준금리 5차례 연속 동결…트럼프 압박에도 기조 유지

미 연준 “경제전망 불확실성 여전해” FOMC 위원 2명 동결 반대…1993년 이후 이례적

2025-07-31     이지영 기자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다섯 차례 연속 동결됐다. 이로써 연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정부의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압박한 데 대해서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준은 3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4.25~4.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9월(-0.50%p)과 11월(-0.25%p), 12월(-0.25%p) 연달아 인하된 이후 올해 1월, 3월, 5월, 6월에 이어 이번까지 다섯 차례 연속 동결됐다.

이로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다섯 차례 연속 금리 동결이란 이례적인 기조가 이어지게 됐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 한국(2.5%)간 기준금리 차는 상단 기준으로 2.0%포인트(p)를 유지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해왔음에도 연준은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 등을 들어 하반기에도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연준은 동결 결정과 관련해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노동시장은 견조하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다소 높다"며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FOMC 위원 11명 중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한 9명이 동결에 찬성했다.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 두 명의 위원이 기준금리 0.25%p 인하를 주장하며 동결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다.

연준 이사 2명 이상이 동시에 소수의견을 낸 것은 1993년 이후 처음이다. FOMC 위원 2명 이상이 소수의견을 밝힌 것도 2020년 이후 5년 만이어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9월 인하 기대의 현실성 여부 질문에 "저와 대부분 위원은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부적절하게 우리 경제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완만하게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며 "우리는 분명히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 동시에 해결해야 할 불확실성도 많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연속 동결함에 따라,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도 상단 기준 2.0%p로 변동 없이 유지됐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7월 10일(한국시각)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한 바 있다.

다만 금리차가 더 확대될 경우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에 다가선 가운데, 한국은행도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대응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과 4월처럼 고환율 우려가 통화정책의 핵심 고려사항으로 다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