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공세 뒤 성장 멈춘 C커머스...관건은 품질 리스크
알리·테무 올해 MAU 성장세 '주춤' 가격 경쟁력으로 체급↑...품질·배송 리스크 여전 알리, 한국수입협회 업무협약...자발적 안전 검사 테무, 최근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 연구원 협력
| 한스경제=이수민 기자 |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워온 중국발 이커머스 플랫폼(C커머스)이 성장 정체기에 들어섰다. 고물가 속 초저가 공세로 국내 유통 시장을 장악했지만, 고질적인 품질 및 배송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맞서 C커머스는 국내 물류센터 설립 가시화,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등 각종 대안을 내놓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극복하고 또 한 번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쉬인의 6월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각가 697만명, 702만명, 175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종합몰 1위인 쿠팡은 3099만명으로 나타났다. 알리와 테무는 지난해 말부터 쿠팡 뒤를 바짝 쫓으며 2, 3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알리, 테무가 한 해 동안 각각 200만명가량 MAU를 올린 것에 비해 올해부터 성장폭은 떨어지고 있다. 알리의 경우 3월 711만명으로 최고치를 찍은 후 3개월 연속 60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테무는 꾸준히 성장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평균 10만명대 증가 수준이다. 올해 1월부터 60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5월 700만명대로 진입,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C커머스가 성장 한계치를 도달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존재감은 키웠으나, 결과적으로 품질과 배송 경쟁력이 국내 기업들과 견주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일반적으로 C커머스 내 거래를 통해 수입되는 상품 대다수는 소액 면세기준을 넘지 않는다. 소액 면세기준 미달의 수입 수하물의 경우 세관의 정밀조사 및 감독을 받을 가능성이 낮고, 통관에 요구되는 정보 제출 의무도 최소화된다. 이 때문에 유해물품이나 안전기준 미달의 제품이 수입되더라도 걸러내기 어렵다. 실제로 주요 중국 유통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일부 제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이 검출되거나 제품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다.
품질 리스크는 실제 국내 소비자 구매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발간한 '중국 유통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과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C커머스 이용 후 실제 불편했던 사항에 대해 알리는 ‘긴 배송기간’(52.9%), ‘상품의 품질 문제’(44.9%), ‘부정확한 제품 설명’(38.1%)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테무는 ‘상품의 품질 문제’(54.3%), ‘긴 배송기간’(48.4%), ‘부정확한 제품 설명’(40.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 알리와 테무 사용자는 ‘상품 품질관리 강화’, ‘더 명확한 제품 설명 제공’, ‘배송 속도 향상’, ‘리뷰의 신뢰성 강화’ 등의 순으로 꼽았다. 특히 테무 사용자의 절반 이상(54.0%)이 ‘상품 품질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C커머스가 국내 시장에서 한번 더 반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품질 리스크 극복이 우선시되는 상황이다.
알리는 지난해 9월 한국수입협회와의 업무협약을 맺고 매월 국내 주요 시험검사기관 KTR, KCL, KOTITI, FITI, KATRI 5곳과 협력해 자발적인 안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국내 브랜드를 모은 K베뉴 카테고리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테무는 올해 초 KOTITI 시험연구원에 이어 지난 23일 국가 공인 인증기관인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과 제품 안전성 및 품질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KTC는 테무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국내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규제 시험 및 인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