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씽크빅, 사업·재무 경고등에도 빚보증 왜[The SIGNAL]
곳간 마르는데…1200억대 단기차입금 압박 주주 달래기에 100억원 추가 출혈
|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 웅진씽크빅이 그룹의 상조회사 M&A(인수합병) 관련 1000억원 규모의 ‘빚보증’을 서 논란이다. 사업 부진 및 재무 건전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정을 해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기준 웅진씽크빅이 1년 내 상환해야 할 ‘빚’인 단기차입금은 1203억원이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330억원으로 지난해 말 394억원에서 16.1% 감소했다.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부채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올 1분기 말 99.7% 수준으로 지난해 말 106%에서 6.3%p 감소했다. 앞서 2021년 124.6%에서 2022년 114.3%, 2023년 105.9% 등 매년 쪼그라들었다.
유동비율은 200%가 넘으면 건전한 수준, 100% 이하는 위기 발생 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당좌비율은 1분기 말 81.5%로 전년 동기 대비 4.3%p 감소했다. 이 지표는 유동비율과 비슷해 보이지만, 더 보수적이다. 재고자산을 제외하기 때문에 기업이 재고를 팔지 않고도 단기부채를 얼마나 잘 갚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웅진씽크빅은 단기부채를 해결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는 의미다.
문제는 재무 건전성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웅진그룹의 프리드라이프 인수와 관련해 1000억원 규모의 자금보충 약정을 체결해 준 것. 이른바 빚보증을 선 것이다.
실제로 ㈜웅진은 올해 VIG파트너스로부터 프리드라이프 지분 99.77%를 8879억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자금 조달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프라이머리제일차를 만들었다. 해당 SPC는 웅진이 발행한 10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을 전액 인수하고, 대출·사모사채 등을 활용해 프리드라이프 인수대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이때 웅진씽크빅은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해 신용보강을 해줬다.
주주 달래기에 100억원 추가 출혈
대가는 혹독하다. 재무구조 악화에도 불구 100억원 규모의 추가 출혈이 불가피해졌다.
웅진씽크빅이 별다른 대가 없이 일방적으로 프리드라이프 인수 관련 재무 부담을 지자 주주들은 분노했다. 소액주주 단체는 지난 4월30일부터 두 차례 집회를 열고 웅진그룹 오너일가를 형사 고소했다.
회사 측은 결국 9월3일까지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키로 결정했다. 주주 달래기에 차원으로 이 같은 카드를 꺼낸 모양새다.
먹구름 낀 교육 환경…현금창출능력 ↓ + 구조조정
주력 사업인 교육 및 출판으로 활로를 뚫으면 그만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 고객층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인데, 저출생으로 인해 2015년 750만명에 달하던 유·초·중·고 학령인구는 2035년 41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악화는 시작됐다. 웅진씽크빅의 올 1분기 매출은 19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했다. 또 107억원 규모의 영업적자가 발생, 지난해 같은 기간 -29.3억원에서 적자폭이 확대됐다.
웅진씽크빅의 외형은 수년째 축소되고 있다. 지난 2022년 9333억원에서 2023년 8901억원, 그리고 지난해 8672억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보여주는 EBITDA(에비따·상각전영업이익)는 올 1분기 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0억원)보다 82.2%나 쪼그라들었다.
웅진씽크빅의 위기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은 구조조정이다. AI(인공지능)·에듀테크 전환 실패로 직원 수는 지난해 1분기 1958명에서 올 1분기 1743명으로 215명(약 11%)가량 줄었다. 작년 하반기 조직 슬림화에 이어 불과 6개월 만의 추가 조치다. 또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약 68명을 추가로 감축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기간제 인력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주주환원 목적에 따른 전략적 결정으로, 자금 여력을 충분히 고려해 감내할 수 있는 수준 내에서 집행했다”며 “1분기 기준 유동성과 수익성 지표 모두 개선이 필요한 상황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반기에 비용구조 개선과 운전자본 효율화 등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 기반을 마련한 상태”라며 “차입금은 단기 상환에 집중하기보다 만기 대응 중심으로 계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빚보증을 선 이유에 대해 “프리드라이프 인수 당시 이자비용을 낮추기 위한 결정”이라며 “계열사 중 가장 기업이 당사였고, 실제 ㈜웅진을 대신을 1000억원을 대신 지급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사업 및 실적 개선 계획과 관련해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사업에서 철수하며 관련 손상차손이 1분기에 반영됐다”며 “여기에 더해 분기 특성상 광고비 등 판매관리비용이 반영과 학령인구 감소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 사업 및 신사업 전개 효율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 예컨대 패키지 상품을 단품으로 구독하게 하는 등 진입장벽을 낮췄다”고 말했다.
또한 “에듀테크 선두 기업으로서 수출 확대와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AI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던 북스토리를 올 하반기에 선보여 수익성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