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독주 잡아라”…'리튬망간'으로 한판 뒤집기 노리는 K-배터리
GM, LG엔솔과 협력 2028년 LMR 배터리 상용화 발표 주행가능거리 길고 가격경쟁력·성능 균형…中 주력 LFP 대항마 부상 “안정성 제고 LMR, 판도 바꿀 것…LG엔솔·포스코퓨처엠 주목”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중국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필두로 글로벌 시장을 독식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신기술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 개발로 역전을 노리고 있다. 전기차용 LMR 배터리는 LFP 배터리 대비 주행가능거리가 길고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가격 경쟁력 균형을 갖췄단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등이 담금질에 한창인 가운데 K-배터리가 LMR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 가격은 낮추고 성능은 높인 LMR 배터리를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GM은 리튬이온배터리 소재에서 망간 비율을 높여 LFP 배터리와 가격은 비슷하면서도 주행거리는 더 늘린 LMR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목표다.
GM 한국연구개발 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지난 1일 서울 종로구에서 ‘GM 배터리 테크놀로지 러닝 세션’을 개최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유창근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기술개발부문 차장은 “LFP 배터리로는 350마일(563㎞)인 주행가능거리가 LMR로 대체하면 400마일(644㎞)까지 늘어난다”며 “LFP와 원가 비용은 비슷하면서도 성능은 월등한 LMR 배터리를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양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M이 개발 중인 차세대 LMR은 배터리 소재에서 코발트(2% 이내)와 니켈(30~40%) 비중은 줄이고 망간 비율을 60~70%까지 끌어올렸다. 가격이 비싸고 변동성이 큰 코발트와 니켈 비중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다. LMR 배터리가 가격은 LFP와 비슷한 수준이면서도 에너지 밀도는 33% 정도 높아 성능, 가격 면에서 균형을 최적화한 배터리라고 GM 측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 개발한 LMR 각형 배터리 양산을 2028년 시작한단 계획을 발표했다. 양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2027년 말까지 LMR 배터리를 시범 생산하고 2028년 상반기 양산한단 구상이다.
양영제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 상품기획팀장은 “LMR은 공급망에서 가격이 들쑥날쑥한 코발트에 대한 민감도와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제품”이라며 “LFP 대비 설계 자유도가 높아 부피를 줄일 수 있고 저온에서의 주행거리도 길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최근 LMR 배터리가 중국 기업 일변도인 글로벌 배터리 시장 판도를 바꿀 카드로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에선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이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립리서치 아리스(ARIS)리서치 이재모 연구원은 “LMR 배터리는 LFP 배터리 가격경쟁력과 안정성을 갖추면서도 긴 주행거리를 지닌 차세대 배터리로 이차전지 시장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높은 원재료 가격과 열적 불안정성을 지닌 니켈 함량을 줄이고 값싼 망간 비율을 높여 안정성과 비용을 모두 잡았다”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2024년 양극재 출하량은 전체 대비 약 64%를 기록했으며 에너지저장정치(ESS) 시장에서도 LFP 출하량은 95%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 중”이라며 “전기차 시장에서 LMR 배터리 성능이 LFP 배터리보다 효율적임을 증명하면 현재 LFP 배터리가 시장에서 누리는 지위를 쟁취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아리스 리서치는 아울러 국내 LMR 배터리 관련 기업 중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6월 8일 공시를 통해 미국 미시간 랜싱에 있는 GM과의 세 번째 합작공장 얼티엄셀즈 3기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고 밝혔다”며 “GM은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확대해나가고 있으며 전기차로 LMR 배터리 성능을 입증한 뒤 양산 기술 선제 확보를 바탕으로 LFP 위상을 탈환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이에 더해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5월 LMR 양극재 개발을 완료하고 연내 양산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한단 방침을 밝혔다”라며 “양산 기술 마련 후에는 즉시 수주 가능한 기존 삼원계 양극재 생산설비를 활용, LMR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