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이사회 참석 이사 “EB 강행 이유? 노코멘트!”[The SIGNAL]

시민사회 단체 비판 한목소리

2025-07-02     김동영
태광산업 CI /태광산업 제공

[한스경제=김동영 기자] 태광산업의 자사주 기초 32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과 관련해 잡음이 끊이 않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이날 자사주 27만1769주(발행 주식 총수의 24.4%, 교환가액 117만2251원)를 기초로 한 교환사채 발행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 이어지자 태광산업은 곧바로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교환사채 발행 후속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태광산업 이사회는 앞서 지난 1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3200억원 규모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EB를 발행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이며, 3년 만기다.

금감원은 전날 태광산업이 자사주 처분 대상과 EB 인수자를 기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정정명령을 부과했다. 이에 회사 측은 긴급하게 이사회를 열어 대상자 선정 사실을 밝힌 것이다.

태광산업 EB 발행은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 이재명 정부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주주가치 제고가 기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30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24% 하락하며 크게 요동쳤다.

특히 태광산업 이사회는 김우진 사외이사(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와 안효성 사외이사(회계법인 세종 상무이사)가 반대했지만, EB 발행을 밀어부쳤다.

김우진 사외이사는 이미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안효성 사외이사는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할 경우 세무상의 리스크를 우려해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유태호 태광산업 대표이사·정안식 상무 등 사내이사와 최영진(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오윤경(동덕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등 사외이사는 이번 안건에 찬성했다.

태광산업 소액주주 연대는 교환사채 발행 및 자사주 처분과 관련해 의결한 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죄로 형사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 참여한 A 이사는 “공시 내용 그대로”라며,  반대표가 나온 이유와 각종 논란에도 EB 발행을 강행하는 까닭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답변했다.

◆2대 주주 트러스톤, 즉각 법적 대응…사회단체도 한 목소리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섰다. 트러스톤은 지난달 30일 태광산업 이사회의 교환사채 발행 결정이 상법에 위반된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트러스톤 측은 “24.41%에 달하는 자사주를 주당 순자산가치의 4분의 1에 불과한 가격으로 거분하는 것은 배임의 소지가 있다”면서 “교환사채가 발행되면 태광산업은 자사주 헐값 매각에 따른 막대한 재산상의 손실을 입을 뿐만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 훼손과 자본시장에서의 평판 저하 등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와 민생경제연구소,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 단체는 태광산업의 교환사채 발행에 대해 “새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전면도발, 정면도전 선포”라고 규정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후 그에 맞춰서 대응해 나갈 것”이라면서 향후 주주가치 제고 계획 여부에 대해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한편 태광산업은 올해와 내년 화장품과 부동산 개발, 에너지 기업 인수 또는 설립에 약 1조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5월 말 기준 보유한 현금성 자금은 1조9000억원 수준으로 이중 실제 신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1조원 미만이다.

하지만 5월 말 기준 보유한 현금성 자금은 1조9000억원 수준으로, 실제 신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1조원 미만이다. 기존 석유화학·섬유 부문에 5000억원 이상 투자가 필요하고, 업황 악화에 대비해 3.5개월 치에 달하는 예비운영자금 5600억원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 조달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만약 석유화학 2공장과 저융점섬유(LMF) 공장 가동이 중단될 경우 이에 다른 시설 철거와 인력 재배치에도 자금이 소요될 수 있다. 일부 나일론 생산공장과 중국 스판덱스 공장도 조만간 가동 중단이 불가피해 추가 예비운영자금 확보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