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메타플래닛, 7조 투자 선언에 주가 폭등
“비트코인 21만개 쓸어 담겠다”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일본 상장사 메타플래닛이 비트코인 21만개를 사들이는 ‘초대형 베팅’을 선언했다. 메타플래닛은 약 7조원(54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모아 2027년까지 비트코인 21만개를 확보하겠다고 9일 밝혔다. 이는 회사가 지금까지 모은 비트코인(8,888개)의 무려 24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메타플래닛 주가는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장중 한때 22% 급등했고 장 마감에는 전 거래일 대비 15% 넘게 오른 1544엔(약 1만44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메타플래닛은 “이번 계획을 통해 전 세계에서 유통 중인 비트코인의 약 1%를 확보할 것”이라며 주식과 전환사채를 발행해 투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메타플래닛은 원래 호텔 사업을 하던 회사지만 지난해부터 비트코인을 핵심 자산으로 삼는 ‘180도 변신’을 시작했다. 이런 전략 때문에 ‘일본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미국의 대표적 비트코인 투자 기업)’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처럼 비트코인을 단순 투자 수단이 아닌 장부 자산으로 편입하려는 상장사들이 세계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월가의 유명 투자은행인 캔터 피츠제럴드 계열 SPAC, 그리고 테더(Tether), 소프트뱅크가 협력해 비트코인 40억달러 매입을 목표로 한 '트웬티원 캐피털(21 Capital)'을 출범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주주로 있는 트럼프미디어앤테크놀로지그룹도 최근 23억2000만달러를 조달해 비트코인 보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전문 투자사 DACM의 리처드 갤빈 공동창업자는 “이제는 메타플래닛 같은 상장사들이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새로운 수요층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들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구조 자체가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