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전쟁, 세계 경제 흔든다..."향후 전망 부정적" [The SIGNAL]
금융 시장도 불안...미 증시·유가, 주요국 증시 일제히 ‘급락’ “고관세 체계 장기화 시 세계 경제 회복력 저하될 것”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초강경 관세정책이 글로벌 경제를 정면으로 강타했다. 미국은 올해 4월부터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관세를 일괄 적용하고, 한국·중국 등 주요 교역국에는 최대 145%의 상호관세를 추가 부과하면서 세계 교역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22일 삼일PwC경영연구원이 발간한 ‘2025년 상반기 글로벌 경제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 무역 타격과 소비심리 위축, 대내 정치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관세 인상이 경제 혼란을 불러온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철강·자동차 부품(25%)을 비롯해 반도체·의약품 등 전략 산업에까지 규제 확대를 예고한 상태다. 이로 인해 한국 주력 수출 품목들의 대미 수출이 위축되며 산업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2025년 국내 주요 상장사(493개사)의 영업이익 전망이 직전 대비 9% 하향됐다고 밝혔다. 철강(–26%), 반도체(–16%), 화학(–42%) 등 수출 중심 업종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다만, 조선과 배터리 산업은 중국과의 경쟁 완화로 일부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관세전쟁은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줬다. 미 국채 금리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미국 내 레버리지 높은 채권 차익거래(Basis trade) 전략에 대한 마진콜이 속출하며 시장 불안정성이 커졌다. 미국 증시와 유가,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은 지난 5월 중국 및 영국과 관세 일부 인하에 합의했지만, 구조적 갈등은 여전하다. 미중 양국은 각각 115%포인트의 고율 관세를 90일간 유예했으나, 협상 결렬 시 재부과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일PwC는 “10% 보편관세 체계가 새로운 글로벌 무역의 ‘뉴노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향후 전망도 낙관하기 어렵다. 보고서는 무역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마저 인플레이션 재발과 소비 위축, 경기 침체 등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대로 협상이 단기간 내 타결될 경우 미국의 독주가 지속될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단기 내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은 대미 수출 감소에 대응해 내수 중심의 성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5% 성장률 목표를 유지한 가운데, 소비 진작과 첨단 산업 육성, 재정지출 확대를 전방위적으로 추진 중이다. 그러나 누적된 재정적자와 디플레이션 지속 등 구조적 제약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삼일PwC는 “전 세계적으로 무역 질서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AI, 디지털 협정, 지역 경제 통합 등 긍정적 요인도 있으나, 고관세 체계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경제의 회복력이 심각하게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