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악화에 실적 감소...카드사들, 늘어난 대손비용에 비상
신한·KB국민카드, 대손충당금 13.8%·46.5% 증가...순익 26.7%·39.3%로 감소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건전성 악화에 따른 대손비용 상승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는 지난 1분기 늘어난 대손비용이 순이익을 끌어내리면서 실적 부진에 빠졌기 때문으로 카드론을 비롯한 대출 확대에 따른 연체율 상승이 대손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각각 1357억원과 845억원으로, 2024년 동기 대비 각각 26.7%와 39.3%가 줄었다.
두 카드사의 이 같은 부진은 연체율 상승으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먼저 신한카드의 1분기 연체율은 1.61%로 지난 2015년 3분기 1.68%을 기록한 이래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분기 대손충당금 역시 255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3.8%가 증가했다.
KB국민카드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KB국민카드의 연체율은 신한카드와 동일한 1.61%로 나타났지만, 지난해 말과 비교해 상승폭(0.30%p↑)이 더욱 커졌다. 이처럼 연체율 급상승의 영향으로 KB국민카드의 대손충당금 전입액 역시 지난해 동기 대비 46.5%가 늘어난 284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KB국민카드의 경우, 사실상 부실채권으로 상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고정이하여신(NPL)의 비율이 1.32%로 지난해 동기 대비 0.04%p 낮아졌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추정손실로 삼은 금액이 지난해 1분기 80억원 수준에서 166.5억원으로 1년 새 두 배 이상 뛴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사들은 여신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의 다섯 단계로 등급을 나눠 관리한다. 이 가운데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은 부실채권의 범주에 속한다.
반면 업계 1위를 지킨 삼성카드는 건전성 관리를 토대로 연체율 관리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카드의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1.03%로 2023년 말(1.00%)에 비해 0.03%포인트가 늘었지만 충당금 전입액은 1753억원에서 1740억원으로 2024년 동기와 비교해 0.7%가 줄었다. 사실상 연체율 등의 건전성 관리가 업계 순위를 가른 셈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상품자산 증가에 따라 금융비용은 증가했지만, 비용효율성 개선 노력을 통해 판매관리비 증가가 억제되고 안정적인 자산건전성 관리로 대손비용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경우 수익 구조에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커 연체율 관리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1조3196억원)와 KB국민카드(1조658억원)는 카드론·현금서비스 등의 장단기대출 규모가 국내 8개 카드사 중 가장 컸다.
더욱이 올해 들어 1분기(1~3월) 양사의 카드론 잔액 역시 각각 8.3조원, 6.7조원으로 8개 카드사 중 가장 큰 만큼, 향후 대출에 따른 충당급 전입 규모도 줄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꾸준히 이어온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수료 수익이 줄자 카드사들은 카드론과 리볼빙 등 대출 사업의 의존도를 높였다"면서, "그러나 이는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확대라는 부작용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올해 하반기 DSR 3단계 규제 시행으로 단기적으로 카드론 수요가 줄어들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대출 규제에 따른 대출 수요가 카드쪽으로 더 넘어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