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조달금리 2%대 하락...'리볼빙' 금리는 여전히 '고공행진'

여전채 발행금리 1년 새 1%p '뚝'...리볼빙 금리 오히려 상승

2025-05-08     이나라 기자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리볼빙 금리 평균은 17.17%로 전년동월 16.93% 대비 0.24%포인트(p) 올랐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조달금리가 2%대로 하락했음에도 불구 리볼빙 금리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카드사의 리볼빙 평균금리는 최근 17%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신용점수 7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19%를 눈앞에 두고 있다. 

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리볼빙 금리 평균은 17.17%로 지난해 동월의 16.93%에 비해 0.24%포인트(p)가 올랐다. 또한 신용점수 7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18.86%로 같은 기간 0.04%p나 올랐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이용자의 카드 대금 중 일부를 이월하는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제도다. 다만 카드사들은 결제를 미뤄주는 대가로 높은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금리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기준금리가 하락했음에도 불구 리볼빙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을 기준으로 여신전문채권 발행금리(금융채Ⅱ 3년물 AA+등급)는 3.769%에서 지난달 말 2.795%로 0.974%포인트(p)가 하락했다. 카드사의 여전채 금리가 1년 새 1%p 가까이 하락했음에도 리볼빙 금리는 오히려 오른 셈이다. 

이에 한 카드사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만기가 끝나지 않은 높은 금리의 채권이 남아 있어 섣부르게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밝혔다. 

다만 다행인 점은 리볼빙 잔액 자체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리볼빙 잔액은 지난해 3월 7조1197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3월에는 6조7737억원으로 1년 새 3460억원이 줄었다. 

이는 리볼빙 금리가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금융당국이 지난 2023년 12월 리볼빙 광고에 대한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리볼빙 서비스와 금리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의무화한 바 있으며, 카드사들의 광고 실태를 점검하는 한편 리볼빙 광고 문구 등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섰다. 이에 리볼빙 잔액은 2021년 말 6조1000억원에서 지난 2023년 11월에는 7조5000억원까지 증가했지만 이후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그럼에도 불구 업계 안팎에선 리볼빙 잔액이 여전히 6.8조에 달하는 만큼,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연체율이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카드사 건전성에 뇌관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리볼빙 이용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잔액 자체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리볼빙의 경우 별도의 절차가 없는 만큼, 중복 대출이 쉬워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 "고객들의 현명한 리볼빙 이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