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문제는 어쩌고…비만치료제 ‘위고비’ 초등학생도 맞는다

12세 이상 청소년 투여 적응증 허가 신청…해외는 이미 허용 무분별한 처방에 비대면 금지…청소년 오남용 우려 “체중 줄였지만 울렁거림·우울증”…유명인 부작용 사례도

2025-04-30     김동주 기자
비만 치료제 위고비. /노보 노디스크 제공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처방 대상이 12세 이상 청소년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울렁거림, 구토 등 부작용과 오남용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안전성 관련 우려도 나온다.

3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위고비의 12세 이상 청소년 투여 적응증 허가를 신청했다. 

지난해 국내 출시된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m2 이상인 성인 비만환자 또는 ▲BMI가 27kg/m2 이상 30kg/m2 미만이면서 고혈압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환자가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현재 만 18세 미만은 처방 대상이 아니지만, 앞으로 청소년에게도 안전성 및 유효성이 확인됐다는 점을 입증하면 무난하게 12세 이상 투여 적응증 허가를 받게 될 전망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에서는 이미 위고비의 청소년 처방을 허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노보노디스크의 또 다른 비만치료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가 소아·청소년 대상으로 투여를 허가받은 바 있다.

위고비는 주 1회 투여하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로 혈당 조절과 인슐린 분비 촉진을 통해 식욕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해외 유명인들의 체중감량 효과 간증이 이어지며 크게 유명세를 탔다.

탁월한 효능은 입증됐지만,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부작용과 오남용 문제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난해 위고비가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약국마다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해외 직구 등과 같은 불법 보따리상까지 등장했고 비대면 진료를 통한 위고비 ‘꼼수’ 처방 문제까지 제기됐다.

결국 무분별한 처방 사례가 속출하면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부터 비대면 진료에서 위고비 처방을 금지하고 대면 처방을 의무화했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처방 기준이 명확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부작용 문제도 여전하다. 최근 여행 유튜버 겸 방송인 빠니보틀(38·본명 박재한)의 위고비를 통한 체중 감량 성공 사례가 알려져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정작 그는 “근래 들어 주변 지인들 중에서 위고비를 맞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무기력증, 구토감, 우울증 등이 있다고 한다. 저도 속 울렁거림 증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개그맨 김준호 역시 위고비를 사용해 체중 감량에 성공했지만 “먹는 것, 자는 것이 잘 안된다. 수면욕, 식욕 등이 다 떨어진 것 같다”며 직접 경험한 부작용을 알리기도 했다.

위고비는 임상에서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해도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손실, 급성췌장염,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저혈당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남용하면 더 심한 부작용이 유발될 수 있다. 따라서 의사의 상담과 처방을 반드시 받아야 하고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기반 항비만약물은 뛰어난 체중감량 효과가 있지만 담낭질환으로 인해 담낭절제술을 시행 받을 위험이 높아지며 장폐쇄와 위 내용물의 배출지연으로 흡입성 폐렴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췌장염 발생 가능성이 있으므로 사용하는 동안 반드시 의료진에 의한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게 대한비만학회의 설명이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병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등 적응증 외에 목적으로 사용 시 약물의 치료 효과를 얻기보다 부작용을 경험하고 의료기관에 입원하거나 사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오·남용을 줄이기 위해 불법적인 유통의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