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개미표심' 공략..."코스피5000 시대 열겠다"
금융투자협회서 투자업계 간담회 "실제 가치 없는 종목 많아…솎아내야" "상법 개정 재추진…기업지배구조도 개선"
[한스경제=주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회복과 성장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 시대를 반드시 열겠다"고 밝혔다. 자본시장 정상화를 위해 상법 개정 재추진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불공정 거래 근절을 핵심 골자로 한 정책 의지도 강력하게 피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 간담회에 참석,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국내 주요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 17명 등 투자업계 관계자들과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자산 시장이 부동산 중심인 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본시장이 비정상적이기 때문"이라며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황당한 유머까지 생길 정도"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저도 꽤 큰 개미 중 하나였고, 정치를 그만두면 주식 시장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99%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선에 떨어져서 상당 기간 정치를 안 할 것 같아 나름 연구해 조선주를 샀다가 국회의원 되는 바람에 (팔았다)"라며 "지금은 3배가 올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주식시장이 제대로 된 규칙을 갖추지 못하면 결코 신뢰받을 수 없다"며 "주가조작 세력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고 공시 위반과 미공개정보 이용 같은 불공정 행위는 엄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무산된 상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대선에 승리할 경우 이를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이번에 상법 개정에 실패했는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해야 한다"며 "집안의 규칙도 안 지키면서 어떻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나"라고 되물었다.
상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두고는 "이기적인 소수들의 저항이라고 생각되는데 당연히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상법이 개정되면 지배 대주주의 횡포가 줄어들고 비정상적 경영 판단도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주식) 종목 수는 세계 5위인데 시가 총액은 15위다. 이는 실제 가치가 거의 없는 종목이 많다는 함의가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가 "상장 후 영업이익률을 달성 못 한다든가 지속가능성 있는 영업 비즈니스 모델을 달성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를 해야 한다"고 하자 이 후보는 "솎아내야 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이 후보가 국내 상장사가 배당에 소극적인 점을 지적하자 금융투자업계에선 '배당 소득세 분리 과세'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유석 회장은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고 싶어도 고율의 배당소득세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세제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후보는 "배당소득세 개정의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실제 배당성향이 높아질지 국가 세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보고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또 "전략적 실용 외교로 북한 리스크 등 지정학적 불안을 완화하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제도 정비에도 착수하겠다"며 "외국인 투자자가 불편함 없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자 유입을 촉진해 증시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