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원통형‧전고체기술로 '초격차' 달성한다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기술로 선도 기업 입지

2025-04-01     권선형 기자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 삼성SDI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삼성SDI가 올해도 혁신기술 개발에 나서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인다.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기술로 시장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 굳힐 계획이다.

삼성SDI는 차세대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라인업을 올해 3월 공개했다. '4680, 4695, 46100, 46120' 등 4개 제품으로, 지름은 46mm로 모두 같고 높이는 각각 80mm, 95mm, 100mm, 120mm로 다양화했다.

46파이 배터리는 기존 2170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와 출력을 대폭 향상시켰다. 특히 전극 끝부분을 여러 개의 탭으로 만들어 전류의 경로를 확장시키는 '탭리스(Tabless) 기술'을 적용해 내부 저항을 약 90% 가량 낮추고 출력을 높였다.

삼성SDI는 46파이 배터리의 양산도 시작했다. 차세대 46파이 배터리의 양산 공급은 국내 배터리 업체로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미 해외 고객사를 확보한 데 이어 추후 공급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4695 배터리 셀은 천안사업장 마더라인에서 생산되며, 이를 베트남 법인에서 모듈로 조립한 후 마이크로모빌리티용으로 미국의 고객사에 초도 물량을 공급한다.

삼성SDI는 차별화된 제품 기술력 및 제조 경쟁력, 품질 역량을 바탕으로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앞당겨 46파이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1990년대 말부터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 삼성SDI는 오랜 기간 축적한 안정적인 생산과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의 장수명 특성과 안전성,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삼성SDI는 배터리 안전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혁신 기술도 선보이고 있다. 주목할 만한 건 '열전파 차단' 기술로, 배터리 셀 간 열 전파를 차단해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ies, ASB) 기술은 가장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며 각형 배터리의 우수한 안전성을 더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는 독자 조성한 고체 전해질 소재 개선과 혁신적인 무음극 기술을 통해 음극의 부피를 줄이고 양극재를 추가함으로써 업계 최고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했다. 삼성SDI는 2013년을 전후로 소형기기 중심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으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에게 샘플을 공급해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협의 중인 고객 외에도 샘플 공급 요청이 확대되고 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고객사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이미 46파이 고객사를 확보해 샘플을 제출했고 양산도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삼성SDI

삼성SDI는 ESS(에너지저장장치) 분야에서도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주력 제품인 'SBB(Samsung Battery Box) 1.5'는 20ft 컨테이너에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한 제품으로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밀도를 37% 개선해 저장능력을 5.26MWh(메가와트시)로 키웠다.

또한 안전성 측면에서도 EDI(Enhanced Direct Injection, 모듈내장형 직분사) 기술을 적용해 화재 예방과 확산 방지 기능을 보강했다. 이 기술은 SBB 내부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해당 셀을 포함한 모듈에 소화약제를 분사해 피해를 최소화 해준다.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UPS(무정전전원장치)용 신규 고출력 배터리도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이 배터리는 기존 제품 대비 랙당 출력을 40% 이상 향상시켜 공간 효율성을 높였으며, 장수명 특성으로 운영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납축 제품 대비 설치 공간은 1/9로 줄이고 수명은 3배 이상 늘려 효율적 공간 활용과 운영비 절감이 가능하다. 삼성SDI는 이 신규 제품을 통해 고출력 UPS 시장에서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전기차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의 프리미엄 하이니켈 NCA 배터리뿐 아니라 중저가 미드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등을 새롭게 선보이며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차세대 프리미엄 각형 배터리 P7 개발을 완료하고, 46파이 배터리를 1분기부터 출시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전고체, 46파이, LFP 배터리 등 신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를 진행해 기술리더십도 강화해 나간다.

삼성SDI 측은 “기술 경쟁력 강화, 매출‧수주 확대, 코스트(Cost) 혁신 등을 3대 주요 전략으로 삼을 것”이라며 “초격차 기술력을 통해 지속가능한·친환경 미래 사회 구현이라는 비전을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