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고집하는 폭스바겐…'17.3km/L 연비' 신형 골프 공개
50년간 3700만대 팔린 차…韓 누적 5.5만대 8세대 부분변경 모델, 디젤 엔진 고수 '눈길' 지능형 라이팅·IQ.드라이브 등 내세워 디젤게이트 꼬리표 여전…이미지 회복 '관건'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폭스바겐그룹코리아가 한국 시장에 '골프' 8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반세기 동안 글로벌 해치백 시장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차종이다. 친환경차 흐름에서 내놓은 디젤 모델인 점은 신선하기까지 하다. 폭스바겐이 신형 골프로 명성을 되찾고 재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14일 인천 서구 운서동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골프 8세대 부분변경 모델 미디어 론칭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대표이사와 이지현 상품기획팀 부장 등이 참여해 신형 골프를 소개했다.
지난 1974년 세상에 나온 골프는 폭스바겐의 '비틀'을 잇는 모델이자 해치백의 역사를 쓴 차종이다. 지난 50여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팔린 물량만 3700만대다. 국내에서도 누적 5만4644대가 팔렸다.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된 모델이다.
신형 골프는 폭스바겐의 EA288 evo 2.0 TDI 엔진을 탑재했다. 두 개의 SCR 촉매 변환기를 이용한 트윈도징 테크놀로지를 통해 이전 세대 엔진 대비 질소산화물을 약 80%까지 저감했다. 2.0L TDI 엔진과 7단 DSG 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 출력 150마력, 최대 토크 36.7kg.m 등을 갖췄다. 2.0 TDI의 공인 복합 연비는 17.3km/L(도심 15.2km/L, 고속 20.8km/L)다.
페이스 리프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지능형 인터랙티브 라이팅 시스템이다. 프레스티지 트림에 적용되는 'IQ.라이트-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는 전방 카메라와 GPS 신호, 조향 각도, 속도 등을 종합해 주행 상황에 최적화된 빛을 발산한다. 이를 통해 다른 운전자의 시야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탁월한 야간 시인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폭스바겐의 설명이다.
주행 상황에 맞춰 동작하는 점도 돋보인다. 자동으로 최적의 조명 활성화를 돕는 ‘다이내믹 라이트 어시스트’, 코너링 시 차량 진행 방향에 따라 헤드라이트를 비춰주는 ‘다이내믹 코너링 라이트’ 덕이다. 전후방 ‘다이내믹 턴 시그널’은 골프의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이지현 폭스바겐코리아 상품기획팀 부장은 "골프는 수입 콤팩트 해치백으로는 처음으로 누적 5만대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며 "신형에 탑재된 라이팅 기술은 골프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고 강조했다.
인포테인먼트도 눈에 들어온다. 4세대 'MIB4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기존 10인치에서 12.9인치로 확장돼 좀 더 용이한 조작감을 선사한다. 또 자주 사용하는 메뉴를 직접 배치할 수 있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하단 슬라이더는 일루미네이티드 터치 슬라이더로 개선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운전자의 편의를 도모했다.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 'IQ.드라이브'는 전 모델에 기본 탑재된다. 장거리 주행 시 가속·제동, 조향을 보조해 주행 피로도를 낮춰주는 ‘트래블 어시스트’,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의 차량이나 장애물 출현 시 긴급 제동을 통해 충돌을 막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 등이다.
골프의 가격은 ▲프리미엄 4007만원 ▲프레스티지 4396만원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구매 고객에게 차량 등록비 200만원을 지원한다. 또 폭스바겐 인증 블랙박스 장착, 웰컴 키트, 5년/15만km의 무상 보증 연장 프로그램,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사고 차량 보험 수리 시 자기 부담금을 총 5회까지 무상으로 지원하는 사고 수리 토탈케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신형 골프가 디젤게이트를 넘어 폭스바겐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전망이다.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대세로 자리 잡은 상황에 나온 디젤 차량인 점, 디젤게이트가 촉발한 브랜드 이미지 저하로 인한 폭스바겐의 저조한 실적 등이 걸림돌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골프 2.0 TDI 모델은 내수 판매량은 2022년 1196대에서 2023년 997대, 2024년 675대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올해 들어서는 1월과 2월에 20대가 팔렸다.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53.5%)이다.
폭스바겐그룹 브랜드의 저조한 판매량도 암초다. 2015년 촉발된 디젤게이트 이후 폭스바겐 브랜드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국내에서는 한때 판매를 중단하기도 할 정도로 파장이 컸다. 재개 이후에도 별다른 사과가 없어 내수 판매량은 고전이다. 2022년 1만5791대에서 2024년 8273대로 절반 가까이 감소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독3사'로 불리던 아우디 역시 2만1402대에서 9304대로 2배 이상 줄어드는 등 가시밭길이다.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대표이사(사장)는 “골프는 지난 반세기 동안 폭스바겐 브랜드의 중심으로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합리적인 이동성을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해왔다”라며 “더욱 정제된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완성도를 높인 신형 골프는 프리미엄 콤팩트 카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최고의 만족도를 선사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