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 관세 비판...“일종의 전쟁 행위”
“징벌적 관세 인플레이션 이어져 소비자에게 피해 줄 것” 전망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미국 투자기업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끄는 워렌 버핏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2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CBS 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관세를 많이 겪어봤다”며 “관세는 일종의 전쟁 행위(act of war)”라고 평가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핏 회장은 “시간이 가면 관세는 상품에 매기는 세금이 된다. 치아 요정(Tooth Fairy)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서 “경제에서는 항상 ‘그리고 나면 어떻게 되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아이들이 침대 머리맡에 빠진 이를 두고 자면 치아 요정이 이를 가져가는 대신 동전을 놓고 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실제로는 요정이 아닌 부모가 동전을 넣어주듯이 결국 누군가 세금 부담을 지게 될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CNBC는 “버핏 회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는 징벌적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고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버핏 회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트럼프 1기 당시(2018~2019년)에는 미국의 공격적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부정적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및 소비 심리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소셜미디어에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오는 4일 예정대로 부과하고, 이미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 중국에 같은 날 10%를 더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을 흔들었다.
이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율은 유동적이라고 밝히는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버핏 회장은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묻는 말에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흥미 있는 주제라고 보지만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버크셔는 최근 애플 등 보유 주식을 많이 팔고 현금을 확보해 주로 미국 국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현금성 자산 규모가 3342억달러로, 1년 만에 2배로 늘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버핏 회장이 미국 경제와 증시의 약세를 전망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반면, 일부는 그가 고령인 만큼 버크셔의 후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