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모로코 시장 첫발…보폭 넓힌 'K-철도'
2.2조 전동차 수주…2030 모로코 월드컵서 달린다 국토부 등과 '코리아 원팀' 성과 200여개 중기 부품 공급으로 상생도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현대로템이 사상 처음으로 모로코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민관이 합심한 결과다.
현대로템은 지난 25일(현지시각) 모로코 철도청에서 약 2조2027억원 규모의 2층 전동차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고 26일 밝혔다. 차량의 유지보수는 모로코 철도청과의 별도 협상을 거쳐 현대로템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공동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으로 모로코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 현대로템은 철도 단일 프로젝트 기준 최대 수주 기록을 경신하는 성과까지 거뒀다. 기존 대규모 수주는 현재 납품 중인 호주 NIF 2층 전동차(약 1조4000억원), 지난해 수주한 호주 퀸즐랜드 전동차 공급 사업(약 1조3000억원, 2028년 미국 LA 하계올림픽 시 승객 수송에 투입될 LA 메트로 전동차(약 9000억원)이었다.
현대로템은 국내 협력사들과 함께 튀니지, 탄자니아, 이집트 등 다양한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사업을 진행해왔다. 모로코 시장 진출 성공에는 현대로템을 비롯한 민관 합동 ‘코리아 원팀’의 활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백원국 국토부 제2차관이 현지를 방문해 모로코 교통물류부 장관, 철도청장 등을 면담했다. 이어 국가철도공단과 코레일 관계자들도 모로코를 방문해 K-철도의 경쟁력을 알리는 데 힘썼다.
특히 코레일은 유지보수 핵심 기술 확보를 원하는 모로코 철도청의 수요에 부응해 관련 기술 이전, 교육 훈련 등 전방위적 협력을 제안했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코레일은 고속차량, 전동차, 화차 등 다양한 철도차량을 운영하며 축적한 독자적인 유지보수 역량과 전문성을 보유한 업체다.
당초 이번 입찰은 유럽 경쟁국의 양허성 금융으로 코리아 원팀의 사업 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으로 수주 경쟁력을 강화해 치열한 국가 대항 수주전 속에서도 K-철도의 민관 협력 수출 성과를 이뤄냈다. 외교부에서도 지난해 6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최 당시 모로코 하원의장, 외교장관 등 고위급 인사 방한을 통해 팀 코리아로서 우리 기업 수주에 기여했다.
모로코 2층 전동차는 160km/h급으로 현지 최대 도시인 카사블랑카를 중심으로 주요 지역들을 연결하게 된다. 오는 2030년 월드컵 개최를 앞둔 모로코 현지 대중교통 강화에 일조할 전망이다. 차량 일부가 현지에서 생산돼 모로코 철도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세한 국내 철도 산업의 상생 발전과 내수 진작 효과도 기대되는 요인이다. 차량을 구성하는 전체 부품들 중 약 90%를 200여개의 우리나라 중소·중견기업들이 공급하는 덕이다.
이번 사업 확보로 'K-철도'의 아프리카 시장 확대에도 힘이 붙을 전망이다. 모로코 시장 진출을 통해 관련 실적과 경험을 쌓고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민관이 합심한 코리아 원팀의 성과이자 글로벌 시장에서 K-철도의 경쟁력이 인정받은 사례”라며 “현지 시민들은 물론 오는 2030년 월드컵 100주년 대회의 방문객들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고품질 전동차를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