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에 놀란 오픈 AI 올트먼, 韓 동맹 찾는다

한국서 첫 공식 행사…카카오·삼성전자·SK 등 회동 딥시크 맹추격 맞선 동맹 생태계 구축 주목

2025-02-04     박정현 기자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가 2024년 3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오픈 AI 본사에서 열린 'K스타트업·오픈AI 매칭 데이' 행사에 참여했다. /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오픈AI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아 국내 대기업들과 협력을 논의한다. 계기는 오픈AI가 한국에서 개최하는 워크숍 '빌더 랩'이나 시기적으로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추격에 대비해 국내 기업인들과 협력을 위한 방한이라는 관측이다. 

4일 재계·IT 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4일 오전 서울 중구에서 오픈AI 개발자 워크숍, 카카오와 협업 기자간담회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과 면담 등도 예정돼 있다.

가장 주목되는 행보는 카카오 CEO와의 만남이다. 카카오는 올해 출시 예정인 자체 AI 서비스 ‘카나나’에 오픈AI 모델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자체 개발한 LLM에 오픈AI, 앤트로픽 등 외부 AI 모델을 조합하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이날 발표에서는 정신아 대표와 함께 향후 양사 협업과 동맹 전략을 설명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 서비스에 오픈AI의 챗GPT 등을 결합할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오픈AI가 주도하는 글로벌 AI 동맹에 카카오가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별개로 최태원 회장과 만나 AI 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다. 오후에는 전영현 부회장 등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경영진과 회동한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도 만난다.

올트먼 CEO가 삼성전자 경영진과 만나면 AI 반도체 협업, AI 전용 단말기 개발에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그는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기업 제휴를 통해 AI 전용 단말기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직접 AI 반도체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시사했다.

크래프톤과는 크래프톤의 AI 도입 캐릭터 CPC(Co-Playable Character), 게임 개발 과정 자동화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오픈AI LLM 'GPT-4o'를 활용한 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을 출시하는 등 오픈AI와 인연이 깊다.

올트먼 CEO의 방한은 지난해 2월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 후 1년 만이다. 그새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달 20일 중국 딥시크가 GPT 개발비의 20분의 1 수준인 'R1'을 출시하며 엔비디아가 17% 폭락하는 등 AI 시장이 뒤집어졌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은 재빠르게 R1과 손을 잡는 것으로 행보를 바꿨다. 파트너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 마저 자사 플랫폼에서 R1 활용과 배포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이번 방한은 오픈AI에게 딥시크를 견제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올트먼은 일본(3일)과 한국(4일), 인도(5일)을 순차 방문하고 있다. 오픈AI는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위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직접 투자를 받으려 한다. 삼성전자와 SK는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구성원이자 잠재적인 AI 대형 투자자다.

이번 방한 기간에 올트먼 CEO의 깜짝 발표가 있을지 주목된다. 대표적으로 한국 법인 설립, AI 데이터센터 투자 여부가 관심사다. 오픈AI는 현재 아시아 지역 가운데는 일본과 싱가포르에 지사를 개설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