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실적 전망 희비…'NK’ 양강 구도로 지각변동
넥슨, 연매출 4조 달성 전망…크래프톤, 영업익 1조 돌파 예상 기존 ‘3N2K’에서 넥슨-크래프톤 구도로 재편 전망
[한스경제=김정연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2024년 4분기 실적 전망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넥슨과 크래프톤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업계를 선도하는 반면 다른 기업들은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면서 업계 구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존 ‘3N2K’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체제에서 ‘NK’ (넥슨, 크래프톤) 중심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최소 7605억원에서 8595억원 사이를 기록할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이에 따라 넥슨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4조원 고지를 밟을 전망이다. 넥슨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조2727억원을 달성했다. 넥슨의 호실적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기존 프랜차이즈 지식재산권(IP)의 안정적인 성과와 지난 5월 중국 시장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성공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 효과로 지난해 3분기 중국 지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8% 급증했다.
크래프톤 역시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해 4분기 매출 6763억원, 영업이익 26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5%, 62.2%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배틀그라운드’ IP의 지속적인 인기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보고서를 통해 “배그의 성장은 전 플랫폼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PC 트래픽은 지난해 초 대비 20만명 늘어난 70만명을 유지 중이고 모바일 역시 성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6185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나 영업이익은 39% 증가한 26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출시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나혼렙’은 지난해 넷마블 2분기 총 매출의 20%를 차지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견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연간 매출 2조6367억원, 영업이익 2063억원을 올리면서 전년 대비 매출은 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 2년간의 부진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넷마블은 지난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1087억원, 6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구조조정의 여파로 실적이 악화될 전망이다. 4분기 매출은 42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2%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8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연간으로는 매출액이 1조593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541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 출시에도 기대만큼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카카오게임즈도 기존 게임의 매출 하락과 흥행 신작 부재로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하락한 177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손실 역시 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게임즈의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5% 감소한 7685억원, 영업이익은 84% 감소한 121억원이다.
이러한 실적 격차로 인해 국내 게임업계는 넥슨과 크래프톤을 중심으로 한 ‘NK’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두 회사의 실적이 타 기업들과 큰 격차를 보이며 업계 내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둔 게임사는 올해를 ‘도약’의 해로 삼고 각자의 강점을 살린 전략을 수립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지식재산권(IP) 활용 및 신규 장르 게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기대작으로는 ‘아이온2’가 있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를 글로벌 전략 프로젝트로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LLL’, ‘택탄’ 등의 신작도 올해 출시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대규모 신작 라인업을 앞세워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1월 ‘발할라 서바이벌’을 시작으로 2분기 ‘가디스 오더’ 3분기 ‘프로젝트Q’ 4분기 ‘크로노 오디세이’까지 신작을 배치했다”며 “특히 하반기 출시 예정인 ‘프로젝트Q’와 ‘크로노 오디세이’는 각각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PC·콘솔 MMORPG로 실적 반전을 이끌 대형 기대작”이라고 설명했다.